왼손이 오른손 밑으로 내려가는 역그립은 슬로우 스윙 효과가 있는 대신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사용함으로서 정확성이 뒤쳐진다.

▲사진=박인비.[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임경 프로]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 ‘메이저 퀸’ 골프 선수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올해의 선수상과 함께 상금왕까지 올랐다. 이는 박인비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안정된 그만의 맞춤 스윙도 한몫을 했지만, 이전보다 퍼팅이 업그레이드 됐기에 가능했다.

박인비는 역그립을 사용한다. 역그립은 이전에 베른하르트 랑거(Bernhard Langer, 독일)가 집게그립이라고 해서 숏게임의 경지에 도달한 적이 있다. 근래 와서는 최경주, 박세리, 신지애, 미셀 위 등이 역그립을 사용한다.

손목 사용을 최대한 안 하는 방법과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사용함으로써 스윙 강도를 최대한 줄여 느린 스윙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한때 일반 골퍼들에게 많이 보급됐던 그립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해(害)가 되는 골프 방법이고 보면, 역그립 사용에도 분명 한계가 있다. 왼손이 오른손 밑으로 내려가는 역그립은 슬로우 스윙 효과가 있는 대신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사용함으로서 정확성이 뒤쳐진다.

따라서 자신의 퍼팅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가를 판단하고 사용해야 한다. 역그립은 오른손 손목 꺾임을 최대한 줄임으로서 퍼팅의 속도를 느리게 가져가기 때문에 골퍼들이 가장 어려워 한다는 1∼2야드 숏 퍼팅을 쉽게 가져간다.

역그립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롱 퍼팅에 있어서는 정상그립에 비해서 불리하다. 비거리 배분에 있어서는 정확성이 뒤떨어지고, 골퍼의 체형에 따라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슬라이스(slice)가 만들어지는 역효과도 있다. 어떤 플레이어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해가된다.

일반적으로 역그립이 슬로우 스윙에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이 되지만 역그립만으로 부족한 골퍼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역그립이 필요하지 않은 골퍼도 있다. 또한 역그립은 왼손과 오른손이 바뀌는 생소함이 문제시된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고,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듯이 그 사용도에 있어서는 작게라도 차이가 있다.

퍼팅의 어려움은 아마추어에 있어서부터 프로에까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골프습득에 몸을 담고, 언젠가 퍼팅을 능숙하게 하는 골퍼를 만나게 된다. 골퍼는 다름이 아닌 초등학교 3-4학년의 소년과 70-80대 할머니에게서 퍼팅의 해답을 찾게 된다. 약한 손목 힘에서 만들어지는 적당한 스윙 크기의 퍼팅은 부족함이 없었다. 그 어느 프로골퍼의 퍼팅을 능가하고 있었다. 

필자는 무슨 퍼팅의 테크닉이 있나 싶어 분석을 해보았으나 그 비결에 있어서는 내추럴 퍼팅(natural putting) 그 자체였다. 

드라이버로 150야드 비거리에서 나오는 손목 힘에서 적당한 비거리를 만들어 치는 퍼팅 스윙 크기는 골퍼로서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프로선수의 조건이나 퍼팅 테크닉을 갖추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퍼팅을 잘 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일반 아마추어는 적어도 드라이버가 200야드 이상 나간다. 대략 250야드를 기준으로 치는 골퍼의 경우를 기준으로 8야드 안의 숏 퍼팅은 클럽이 볼을 깎여 맞는 느린 스윙이 최상이다. 퍼팅 평균 타수를 2타 기준으로 할 때 롱퍼팅을 제외한 반 이상의 퍼팅이 해당된다.

따라서 숏 퍼팅에 관해서는 느린 스윙을 유도하는 역그립이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반면 롱퍼팅에 있어서는 정상그립에 비해서 불편하다. 이 같은 역그립의 사용에는 분명 필요한 골퍼가 있으며 필요가 없는 골퍼가 있다. 좀더 자세한 예를 들자면 비거리가 적게 나가는 골퍼 또는 테크닉에 자신이 있는 골퍼의 경우라면 역그립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Bernhard Langer, 1957년 8월 27일 ~ ) : 독일의 골프 선수. 1976년 프로데뷔 이후 2013년 현재 89승, PGA투어 3승, 유러피언투어 42승, 일본 JGTO 1승, 챔피언스투어 18승, 유러피언시니어어투어 3승, 기타 26승.
1985년, 1993년 두 차례에 걸쳐 마스터즈 토너먼트에서 우승 최초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인 선수로 기록됐으며 독일 선수 최초로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1985년 제정된 유럽프로골프투어의 올해의 선수상 최초 수상자. 2002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현재는 시니어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 슬라이스(slice) :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볼이 오른쪽으로 스핀해서 전체적으로 비구선보다 오른쪽으로 휘는 볼. 대부분 초심자의 경우에는 몸 전체의 동작을 이용하지 못하고 손과 발, 상체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슬라이스를 내고 만다. 바나나처럼 휘어지는 볼이라 해서 ‘바나나볼’이라고도 한다. 이와 반대되는 것이 훅(hook)이다.

임경 프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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