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인비.[사진제공=연합뉴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메이저 퀸’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1년 만에 여자골프 ‘커리어 그랜드 슬램’(Career Grand Slam·선수 활동 기간 중 5개 메이저 대회에서 4개 제패)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박인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랭커셔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2·6458야드)에서 열린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달러·우승 상금 45만달러)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는 3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6개를 쏟아내 5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단독 4위에 그쳤다.

우승컵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모 마틴(32·미국)에게 돌아갔다.

LPGA 투어의 2부 투어에서 활약하며 3승을 올린 것이 전부인 마틴은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은데 힘입어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정상에 올라 상금 45만달러(약 4억6000만원)를 받았다.

어려운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마틴은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사진=모 마틴.[사진제공=연합뉴스]

이로써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지난해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미국 선수 차지가 됐다.

박인비는 2008년 제63회 US여자오픈 챔피언십(U.S. Women’s Open Championship)에서 처음 메이저 퀸이 된 이후 2013년 한 해 동안 2013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Kraft Nabisco Championship),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Wegmans LPGA Championship), 제68회 US여자오픈 챔피언십(U.S. Women’s Open Championship)까지 휩쓸었지만 마지막 퍼즐의 한 조각을 맞추지 못했다.

강풍이 부는 가운데 이어진 4라운드에서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는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3개로 1타를 잃었지만 다른 상위권 선수들도 부진을 면치 못해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특히 9번홀(파4)에서는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동반플레이어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과의 격차를 3타로 벌리기도 했다.

그러나 깊은 러프가 상승세를 탄 박인비의 발목을 잡았다.

▲사진=박인비.[사진제공=연합뉴스]

10번홀(파4)에서 박인비의 티샷은 러프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은 더 깊은 러프로 날아갔다.

결국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낸 박인비는 이후 11번홀(파4) 보기, 13번홀(파4) 버디, 14번홀(파3) 보기를 써내면서 선두 자리를 내주고 중국 여자 골프의 에이스 펑샨샨(24·중국)을 쫓는 입장이 됐다.

이에 앞서 마틴은 18번홀(파5)에서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으로 깃대를 맞히는 위협사격을 한 뒤 2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펑산산이 16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면서 1타를 잃자 박인비에게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1∼3라운드 동안 버디를 잡았던 17번홀(파5)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박인비는 18번홀(파5)에서도 러프를 전전하다 보기를 적어내고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는 9월에 예정된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역사적인 타이틀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사진=모 마틴.[사진제공=연합뉴스]

마틴은 우승을 확정한 뒤 “18번홀의 샷은 내 생애 최고의 샷이었다”며 “이제는 이번 대회가 열린 로열 버크데일 코스와 사랑에 빠졌다”고 기뻐했다.

펑산산과 페테르센은 최종 합계 이븐파 288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인비와 함께 지은희(28·한화)가 보기 5개와 버디 1개를 묶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공동 5위,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활약하며 2010년과 2011년에 2년 연속 J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안선주(27·모스버거)가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를 기록하며 공동 9위로 톱10 안에 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루이스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7개를 묶어 6타를 잃으며 무너져 최종 합계 5오버파 293타 공동 12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만 2승을 쌓으며 맹활약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스웨덴)는 최종 합계 5오버파 293타를 기록,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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