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초대 챔피언 윤채영.[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데뷔 9년 만에 윤채영(27·한화)이 감격스런 첫 승을 거뒀다.

윤채영은 우승을 한 이후 “요즘 어린 선수들은 포기가 빠른 것 같아요. 9년차에도 이렇게 처음 우승하는데…버텼으면 좋겠어요”라며 우승을 기다리는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마라”는 조언을 건넸다.

윤채영은 지난 20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오라CC 동·서코스(파72·652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우승 상금 1억원)에서 정상에 오른 뒤 “매년 시즌 초마다 항상 ‘올해는 첫 우승을 하자’는 다짐을 했는데 드디어 올해 정말 이뤄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06년부터 정규투어에서 뛴 윤채영은 160개 대회에 출전한 끝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윤채영이 단 한 번의 우승을 거두지 못하는 사이 최근 KLPGA 투어에서는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는 김효주(19·롯데그룹)와 2승을 올린 ‘슈퍼 루키’ 백규정(19·CJ오쇼핑) 등 어린 선수들의 맹활약이 이어졌다.

그러나 전날 2라운드에서는 10년차 홍란(28·삼천리)이 선두로 나선 데 이어 이날은 윤채영이 후배 김해림(25·하이마트), 장수연(20·롯데마트)과 연장전까지 거친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면서 언니들의 힘을 보여줬다.

윤채영은 “우승 후 부모님이 가장 생각났다. 부모님께서 나보다 더 첫 우승을 원했다. 안 울려고 했는데 사람들을 보고 축하를 받으니 그 동안의 시간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며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이어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니 긴장도 안 되고 편했다. 특히 쫓아가는 상황이었기에 편했다. 그냥 자신 있게 치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경기 상황에 대해 밝혔다.

첫 승이 늦어지는 사이 윤채영은 “그동안 상위권에 자주 들고도 우승하지 못한 건 내가 부족한 탓이었다”면서 “지난 전지훈련에서 ‘기회가 오겠지’가 아니라 ‘이제는 내가 우승을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독하게 준비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 보니 플레이가 한층 성숙해진 걸 스스로 느끼면서 올해는 기대감이 커진 채 시즌을 시작했다”면서 “구질 연습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량 외에 그가 꼽은 첫 승의 원동력은 ‘인내심’이었다.

윤채영은 “동기 중에 저만 우승이 없었지만, 희망을 버린 적이 없다”면서 “우승을 하려고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하며 이겨냈다”고 말했다.

아직 우승을 못한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윤채영은 “우승을 생각하며 인내하고 버텼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아직 우승하지 못한 후배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우승이라는 생각을 하며 9년 동안 버텼다. 후배들도 긍정적으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푸른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앞에 둔 채 연방 싱글벙글하던 그는 “우승도 해본 사람이 한다고 들었다. 첫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또 한 번의 정상을 꿈꿨다.

윤채영은 "올해 안에 한 번 더 우승을 해보고 싶다. 특히 대회 장소가 익숙한데다 소속사에서 주최하는 다음 대회인 ‘한화금융 클래식’이 욕심난다. 3년 전에 3위를 한 좋은 기억이 있어서 부담은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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