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채영이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김해림, 장수연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9시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미녀 골퍼’ 윤채영(27·한화)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연장 접전 끝에 9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윤채영은 지난 20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오라CC 동·서코스(파72·652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우승 상금 1억원) 마지막 날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70-66-69)를 기록한 윤채영은 김해림(25·하이마트), 장수연(20·롯데마트)과 동타를 이룬 뒤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리,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005년에 KLPGA 정회원으로 입회하고 2006년 정규투어에 활약하며 뛰어난 미모와 패션 감각으로 특히 주목받아온 윤채영은 데뷔한 후 160경기 만에 숨 막히는 연장 승부 끝에 마침내 ‘우승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한 그는 상금 순위 12위(1억5498만원)에 올랐다.

막판까지 리더보드 맨 위의 이름이 수시로 바뀌는 혼전 속에 윤채영도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며 마음을 졸였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윤채영은 4번홀(파5·490야드)과 7번홀(파4·351야드)에서 버디를 잡으며 전반을 마쳤고 후반 들어 13번홀(파4·367야드)에서 12ｍ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정상에 도전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홀인 14번홀(파4·394야드)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메이저 퀸’ 박인비(26·KB금융그룹), 김해림, 장수연, 이다솜(25·한화)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해림과 장수연이 잇달아 타수를 줄이며 밀려난 윤채영은 15번홀(파5·489야드)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다시 선두 그룹에 합류했지만, 16번홀(파4·411야드)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여파로 보기를 적어내 3위로 밀렸다.

하지만 17번홀(파3·172야드)에서 5ｍ짜리 버디 퍼트를 넣고 다시 김해림, 장수연과 공동 선두를 꿰찬 윤채영은 마지막 18번홀(파4·358야드)에서 파를 지켜내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공교롭게도 생애 첫 승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나란히 연장전에 나선 가운데 셋 중 가장 오래 ‘우승 갈증’에 시달린 윤채영의 절박함이 통했다.

윤채영은 18번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7번 아이언으로 한 두 번째 샷을 홀 1ｍ가량에 떨어뜨렸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까지 집어넣으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윤채영은 “우승 후 부모님이 가장 생각났다. 부모님께서 나보다 더 첫 우승을 원했다. 안 울려고 했는데 사람들을 보고 축하를 받으니 그 동안의 시간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며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즌 초마다 항상 올해는 첫 우승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드디어 첫 우승을 했다. 이번에 전지훈련 갔다 오면서 플레이가 한층 성숙해졌다고 느껴서 올해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이제는 우승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독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으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윤채영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니 긴장도 안되고 편했다. 특히 쫓아가는 상황이었기에 편했다. 그냥 자신 있게 치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경기 상황에 대해 밝혔다.

아직 우승을 못한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윤채영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우승이라는 생각을 하며 9년 동안 버텼다. 후배들도 긍정적으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채영은 “우승도 해본 사람이 한다고 들었다. 첫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우승을 해보고 싶다. 특히 스폰서인 한화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3년 전에 3위를 한 좋은 기억이 있어서 부담은 없다”며 밝게 웃었다.

세계 여자 골프 랭킹 3위인 박인비는 3번홀(파3·175야드)의 홀인원을 포함해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69-70-67)로 이다솜과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2부 투어인 퓨처스투어를 거쳐 2007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박인비가 프로 데뷔 후 국내·외 공식 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즌 3승을 노리던 신인 백규정(19·CJ오쇼핑)과 김효주(19·롯데그룹)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상금(4억7017만원)과 대상 포인트(261점) 선두를 지켰다.

백규정도 신인왕 포인트(882점)에서 1위를 유지했다.

전날 단독선두에 올랐던 홍란(28·삼천리)은 3타를 잃으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67-67-75)로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27위에 자리한 전인지(20·하이트진로)는 17번홀(파3·172야드)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기록해 이날만 홀인원의 주인공이 2명 나왔다.

KLPGA 다음 대회인 ‘한화금융 클래식 2014’는 오는 31일부터 나흘간 충남 태안에 위치한 골든베이 골프 앤 리조트( http://www.goldenbay.kr ) 오션, 밸리 코스에서 열린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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