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울컴퍼니의 로고인 샘과 소울컴퍼니의 마지막 공연.

[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한국힙합의 정체성을 찾는 노력은 언더의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 소울컴퍼니 또한 한국적인 힙합이라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감성’의 코드를 발견하고 공유하는데 앞장선 레이블이다.

소울컴퍼니는 가리온의 MC메타에게서 힙합강좌를 듣던 수강생들이 모여 만든 레이블로 시작하게 된다. 레이블과 크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또 수없이 사라지는 언더힙합씬에서 메이저급 여타 레이블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2003년에 있었던 신의 의지(willrecords 라고도 한다) 레코드가 낸 컴필레이션 앨범 <People & Places Vol.1>에 더콰이엇과 키비가 참여하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소울컴퍼니의 자체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기에 이른다.

그들의 데뷔 앨범인 <The Bangerz>는 소울컴퍼니 앨범 활동에 시작에 불과했고,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솔로 앨범들의 향연까지 더해 소울컴퍼니가 최고의 유명세를 떨치는 레이블로 우뚝 서는데 일조했다.

소울컴퍼니는 단지 혜성같이 등장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기존 힙합들과 달리 감성으로 어필하는 것은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리스너들에게 고루 호평을 받는 계기이자 강점이 됐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신의 의지나 가라사대, 빅딜 레코드처럼 힙합의 정서가 묻어나는 ‘힙합의 원류’를 추구했던 노선과 다른 ‘한국적인 힙합’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소울컴퍼니의 노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감성적인 힙합에 그치지 않고 다른 세계로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자칫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음도 생각해 내실도 다지며 거대하고 조직적인 레이블로 성장해 나갔다.

EBS 공감과 같은 프로그램 등장으로 감성힙합을 언더에 국한된 것이 아닌 오버로의 확장도 생각했으며, 순수하게 감성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닌 실험적인 요소도 하고 있음을 로쿠엔스(Loquence : 제리케이와 메익센스로 이뤄진 듀오)를 통해 증명해냈다.

그러나 언더씬에서의 흥망성쇠는 그들도 피해갈 수 없었다. 2010년을 전후로 해서 들어오는 아티스트는 적은데 여기저기 소울컴퍼니의 주력 아티스트는 하나 둘씩 나가면서 점차 활기를 잃는 듯 보였다.

CEO였던 키비가 손을 떼고, 2010년 정기 공연인 ‘소울컴퍼니쇼’는 특이하게도 '현존하는 소울컴퍼니 아티스트들이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이라는 문구를 붙여서 의미심장함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소울컴퍼니는 2010년이 마지막이진 않았지만 2010년도 공연 뒤로 랍티미스트, 화나, 웨건 등의 핵심 아티스트가 빠지면서 크게 휘청거렸다. 그리고 개개인 아티스트들의 역량을 감당할 수 없음을 밝히며 다음해인 2011년 11월에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해체를 선언한다.

소울컴퍼니는 사라졌지만 그들의 힙합정신과 아티스트로서의 사명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소울컴퍼니에 몸담았던 핵심 아티스트들의 현 소속과 거취를 간략히 다룬다.

키비, 마이노스, 라임어택, 지슬로우는 모두 스탠다트뮤직그룹에 소속됐고, 그 중 지슬로우를 빼면 ‘힙합씬의 액기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불한당 크루에 함께 들어가게 됐다.

웨건과 돕쉬(DJ Dopsh), 화나는 벅와일즈 크루에 들어갔으며, 돕쉬의 경우는 오디션으로 소울컴퍼니에 들어왔었던 크루셜 스타와 함께 그랜드라인 엔터테인먼트로 합류했다.

소울컴퍼니의 멤버들이 스승인 1세대와 비교해서 청출어람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역사적 행보가 무가치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스승인 1세대들은 활동을 멈춘 것이 아니고, 애초에 1세대가 일궈낸 업적도 대단하기에 넘어서는 것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그들이 소울컴퍼니 해체와 함께 힙합을 그만뒀다면 그렇게 말해도 반박의 여지가 없겠지만 그들은 아직도 활동 중이며, 이는 언제든 1세대의 역량을 뛰어넘을 계기가 될 수 있다 봐야할 것이다.

소울컴퍼니는 사라졌지만 그곳을 나온 아티스트들에게서 제2, 3의 소울컴퍼니는 다시 시작되고 있다.

류효근 기자｜rhk7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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