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투팍과 비기의 최고 명반으로 불리는 <All Eyes On Me>와 <Ready To Die>.

[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뉴욕의 황제 노토리어스 B.I.G(이하 ‘비기’), 그의 친구였던 투팍(2pac)은 황금기의 절정이자 결말이고, 황금기 몰락의 역사의 증인들이다. 그들이 죽고 황금기도 끝났고, 그로 인해 미국의 힙합씬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것 같겠지만 판도라의 상자처럼 희망이 남아 있었다.

개인적으로 붙이는 말로 ‘동비기 서투팍’이라고 줄여서 말하곤 하는데 사실 이는 동부와 서부의 대표주자로서의 그들을 알기 쉽게 말한 것일 뿐, 둘은 모두 동부에서 시작한 래퍼로 절친했던 사이였다.

투팍의 데뷔앨범과 서부로 이적 직전까지의 앨범성향은 동부의 성향과 거의 일치한다. 동부의 가사중점적 성향과 사회비판의 성격이 앨범에 그대로 묻어나는 것이 투팍 1, 2집의 특징.(1집에서도 3번 트랙인 <soulja's story>는 특별하다. 한 소년이 경찰을 향해 총을 쐈는데, 소년은 그 트랙을 들은 것을 계기로 경찰을 쏘게 됐다고 진술했다)

3집 또한 동부성향이 약간 남아 있다. 사회비판의 성격은 없으나 서정적이고 시적인, 가사에 중점적인 앨범으로 구성돼있다. 특이한 것은 이 시기 투팍은 허위사실 때문에 강간죄로 투옥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블 플래티넘(200만장 이상)의 기록을 찍으며 투팍의 최대 명반 중 하나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물론 투팍은 뉴욕에서 태어난 것은 맞지만, 17세에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간다)

▲사진=투팍과 비기는 나이는 달랐어도 세상을 떠난 나이는 25세로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투팍이 왜 비기와 갈등했으며 왜 죽었는가에 대해 궁금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말이 다르다.

누군가는 동부와 서부가 말 그대로 침(랩, 언어)과 피(총알)가 쉴 새 없이 오가는 국면이었다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투팍이 소속한 데스로우 레코드와 비기가 속한 배드보이 레코드간의 싸움이 언론의 과장으로 왜곡·오해돼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말하기도 한다.

말은 달랐어도 두 부류의 공통된 의견은 있다. 어쨌든 이 시기를 전후해 투팍과 비기의 관계는 갈등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것.

비기와 투팍의 관계가 비틀어진 결정적 사건의 순서는 비기의 <Who Shot ya?>가 나오고, 투팍이 비기의 사무실 근처에서 총을 맞은 직후에 기적적으로 살아남게 되며 비기를 배후로 지목한다. 비기는 부인하게 되고, 이후 투팍은 <Hit'em Up>이라는 곡으로 관계의 파탄을 알린다.

결국 투팍은 1996년 10월, 타이슨의 경기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총격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맞았고, 다음해이자 6개월 뒤인 1997년 3월에는 비기가 LA로 앨범 홍보차 방문하는 동안 똑같이 의문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된다.

비기의 사망이 보복성이라는 기사가 나와 충격을 줬던 일이 있었으나, 영화 <비기와 투팍>의 감독 닉 브룸필드는 그 기사를 “편협하고 몰상식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글”이라며 일축했다.

서로 태어난 해도 다르고 세상을 떠난 해도 다른 둘이지만, 둘은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 힙합 역사에서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비기와 투팍이 죽은 이후의 황금기는 확실히 몰락했지만, 그 과정은 천천히 진행된다.

투팍이 사라진 데스로우 레코드는 망하게 되고, 뉴욕의 황제가 사라진 서부에서는 권좌를 놓고 새로운 황제자리를 위한 차기 황제들의 혈투가 시작된다.

다음 외국힙합에서는 두 번째 뉴욕의 황제를 가리는 싸움. 제이지(Jay-Z)와 나스(NAS)의 디스를 다룬다.

(사진출처=각 아티스트 페이스북 페이지)

류효근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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