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태지(왼쪽)와 듀스(오른쪽)를 한국힙합의 시초로 보는 의견이 많다.[사진출처=서태지 공식 페이스북/유투브 영상 캡처]

[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현진영은 많은 힙합 리스너들이 최초 중에서도 최초로 손꼽는 힙합 아티스트들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는 시대를 같이했고 서로를 의식했던 경쟁자였다. 또한 그들이 갖는 공통점은 힙합을 자신들의 디스코그래피에 전면적인 컨셉으로 잡았다는 것.

서태지와 아이들의 경우는 댄스를 기반으로 한 랩으로 힙합의 도입을 보여줬고, 듀스 또한 흑인음악을 중점으로 실험적인 비트를 시도하며 음악과 패션에 있어서 모든 것이 시대를 앞서나갔다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현진영의 비보잉 경력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서태지와 아이들 결성 전부터 80년대 비보이팀과 나이트클럽에서 알아주는 춤꾼이었다), 댄스가수 박남정보다 늦었다고 한다.

이주노와 박남정, 박철우 등이 이태원의 나이트클럽을 주름잡던 세력일 때, 양현석이 댄스계의 신성으로 급부상하는 즈음부터 그와 비슷한 시기에 댄스계에 나타나 비보잉이라는 분야에서 독자적인 댄스 스타일을 구축하며 판도를 완전히 흩뜨려 놓았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을 비롯해 미국힙합을 그대로 들으며 문화적 충격에 휩싸인 당대의 신성들이 1세대의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한국힙합의 형성이 마무리된다.

▲사진=김진표(아래)와 타이거JK(위)는 같이 작업한 적도 있는 사이다.[사진출처=김진표 공식 페이스북/타이거JK 공식 미투데이]

우리가 그냥 가수로만 알고 있는 김진표, 오버로 넘어오면서 한국힙합의 마스코트 격으로 부상한 드렁큰 타이거, 쇼미더머니라는 케이블 힙합 오디션에서 멘토로 나오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알게 된 가리온과 주석 등이 한국힙합의 1세대 아티스트다.

당시 90년대 후반은 가리온을 필두로 한 국내파와 드렁큰 타이거에 편승한 해외파의 끊임없는 랩배틀이 두드러진다.

순수하게 우리말과 우리 정서로 힙합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국내파 아티스트인 가리온과, 미국의 힙합문화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을 골자로 힙합의 인식을 단순한 노래를 넘어 패션과 문화로 적응 시켜야 생각한 해외파 아티스트 드렁큰 타이거의 대립구도를 통해 한국힙합이 시작됐다.

이들의 생각은 달랐지만, 한국힙합에 끼친 영향은 지대했을 뿐만 아니라 똑같이 긍정적인 영향이 됐다.

▲사진=1세대가 주축세력인 힙합 크루, 불한당.[사진출처=불한당 공식 페이스북]

또한 이들은 단순히 한국힙합 역사에서 한 획을 긋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퇴물이 아니라, 아직도 활동하며 자신들이 살아있는 전설임을 여실히 증명해내고 있다.

가리온은 AT431이라는 힙합용품점에 다니던 아티스트들을 모아 ‘불한당’이라는 크루(일종의 단체, 가족의 의미가 있다)를 결성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김진표는 데뷔이래로 쉬지 않고 앨범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김진표는 자신이 래퍼이며 힙합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한다지만, 당시에 그가 보여준 라임의 시도는 획기적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다고 한다. 한국힙합의 윗물은 맑을 뿐만 아니라 고여 있지도 않다. 썩을 일은 없다.

또한 그들은 당시 받았던 새로운 문화충격을 느끼려 아직도 뿌리내리는, 뿌리 깊은 나무다.

류효근 인턴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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