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50센트는 G-UNIT으로도 유명하며, 힙합계의 영원한 악동일 것이다.

[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제이지와 나스가 벌였던 디스전을 지난 기사에서 확인했을 것이다. 그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또 다른 디스전이 있었으니 바로 50센트(50Cent)와 자룰(Ja Rule)의 이야기다.

50센트는 사실 별다를 것 없는 마약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50센트를 만들어준 사람 두 명이 있었기에 현재까지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한 명은 Jam Master Jay로, 그의 이름을 단 레이블에서 50센트를 거두고 키웠으며 50센트의 음악적인 기반을 만들어준 첫 번째 인물이다.

두 번째 인물은 인&아웃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그를 무저갱에서 꺼내준 백인래퍼, 바로 에미넴이다.

50센트와 자룰의 악연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두 사람의 패거리 사이에서 서로간의 관계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스튜디오에서 난투극이 일어나고야 만다.

50센트는 이 일로 자상을 입었고, 이후 자룰이 속해있던 Murder Inc와 그 주변(정확히는 Murder Inc의 투자자인 Mcgriff)을 공격하는 곡인 <Ghetto Qu'ran>을 내놓고 자룰 패거리의 신경을 긁어놓았다. 이 곡의 당사자인 Mcgriff는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 50센트를 암살하기로 결정했다.

50센트는 온 몸에 총 9발을 피격당했고, 죽음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Murder Inc는 “50센트를 받아주는 레코드사는 손해를 입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결국 50센트는 Columbia에서 방출되고, 그의 첫 번째 은인인 Jam Master Jay가 의문의 총살을 당하면서 50센트는 갈 곳이 없어져 캐나다로 모습을 감춘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LP <Guess Who's Back>을 내놓지만 자룰의 <Love Is Pain>에 밀렸고,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단 한 명이 그의 LP를 주목했는데 그의 두 번째 은인인 에미넴이다.

에미넴은 당시 영화 <8Mile>을 찍던 시기였고, 50센트에게 영화 내 삽입곡인 <Wanksta>라는 메이저 싱글을 발매하는데 도움을 줬는데, 이 싱글이 지금까지의 자룰과 50센트의 입지를 역전시키는 발판이 된다.

자룰은 힙합에 팝적인 요소를 집어넣는 변화를 보여줘 자신의 입지를 유지시키려 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미지근했고 이전의 갱스터 랩을 선호하던 기존 팬들까지도 등을 돌리는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반면 2003년, 50센트의 1집 <Get Rich Or Die Tryin'>이 힙합 역사상 전무후무한 초대박을 치면서 ‘너무 흥행해서 과평가된 앨범’으로 꼽히는 업적까지 달성하게 된다.

이들의 비프(디스전)는 제이지와 나스처럼 물리적 폭력과 피해가 전무한 디스전은 아니었다.

그렇다해서 노토리어스 B.I.G와 투팍처럼 누군가 죽은 디스전도 아니었으니 최악도 최고도 아닌 디스전이라 부를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디스전에서도 볼 것은 있다.

자룰은 당시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래퍼였으나 이 디스전을 계기(정확히는 에미넴의 디스전 참여)로 완벽하게 무너져 재기가 불능한 상황이 됐고, 50센트는 하루벌어먹기 바쁜 무명의 세월에서 벗어나 음악 이외의 사업에도 손을 대는 미국 최고의 래퍼로 발돋움했다. 모두 이 디스전 한 판에서 벌어진 결과다.

이 디스전의 의의는 미국힙합은 뿌리가 가장 깊은 만큼 가질 것도 잃을 것도 큰 세계임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으로서의 조명 아닐까.

류효근 기자｜rhk7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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