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지난 미국힙합에서는 투팍과 비기의 사망과 황금기의 끝으로 기사가 끝났지만, 황금기가 끝났다 해서 미국힙합도 끝난 것이 아니었다.

황금기는 끝을 맺으며 남부힙합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고, 동·서간의 반목을 완화시키는 것을 실현시켰다.

하지만 밖이 고요하니, 안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동부의 이야기다.

비기가 죽고, 뉴욕의 황제자리는 공석에 놓여있었다. 그것을 이어받는 것은 자연스레 제이지의 몫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제이지 또한 그것을 의심치 않았기에 <City Is Mine>이라는 트랙을 내놓으며 자신이 비기의 다음을 이을 적임자이며, 랩의 일인자임을 자처했다.

모든 사람들은 제이지가 비기를 이을 자란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의견을 모았으나, 단 한 사람이 2년간 고심한 끝에 반기를 들었다. 그 사람이 바로 나스였다.

나스는 1999년 <We Will Survive>에서 제이지의 욕심을 대놓고 힐난하며 자신 또한 뉴욕의 왕좌에 앉을 자격이 있음을 은근히 내비쳤다.

제이지는 자신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인맥을 통한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다. 락카펠라 레코드의 멤피스 블릭(제이지는 데프잼으로 이적하지만, 이전부터 락카펠라에 있었고, 멤피스 블릭과는 인연이 있었다)에게 디스전을 넘긴 것.

멤피스 블릭은 나스의 <Nas Is Like>를 표절한 <Memphis Bleek Is>를 내놓으며 제이지와 나스의 디스전에 대리전 양상으로 끼어들었다.

[Nas – Nas Is Like]


[Memphis Bleek – Memphis Bleek Is]


나스는 재빨리 반격앨범인 <Nastradamus>를 냈지만, 1집이 워낙 초명반인 <Illmatic> 인데다가, 디스전이 잦은 상황에서 급하게 냈던 터라 질이 뛰어날 리 없었다. 결국 무참히 외면당한 것은 나스였고, 이후에도 멤피스 블릭과의 디스전을 힘들게 이어나갔다.

제이지가 본격적으로 나스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다시 2년이 지난 2001년이었다. HOT 97에 참가한 제이지는 나스와 같은 퀸스브릿지 출신의 몹딥(Mobb Deep)을 공격하며 디스전의 과열을 불러 일으켰다.

나스는 에릭 비와 라킴의 트랙 중, <Paid In Full>에 가사만을 프리스타일로 재구성해 <Nastradamus>의 참패를 지워버릴 정도의 래핑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제이지의 별명이 H.O.V.A인 것을 H.O.M.O로 바꾼 것으로 유명한 이 프리스타일 랩은 나중에 Stillmatic Freestyle로 불린다. 하지만 <Stillmatic>에는 트랙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Jay-Z – Take Over]


[Nas – 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