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화나와 피타입뿐만 아니라 버벌진트까지 라임의 삼대장이라 칭하기도 한다.

[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컨트롤 대란도 어느새 잠잠해져서 한국힙합 역사에 한 줄 기록이 될 시기다. 이번 사건처럼 직접적인 언급과 경쟁은 없었지만, 최강자 논쟁에서 끊임없이 부딪친 둘이 있다. 바로 화나와 피타입이다.

화나는 EP앨범 <Brainstorming>으로 기발함과 함께 힙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리스너라면 소름 돋을 라임배치로 주목을 받았다.

피타입은 화나가 EP앨범을 내기도 훨씬 전인 1990년대부터 활동했던 아티스트로 SNP의 멤버였고, 1세대 중에서도 버벌진트와 함께 한국어 라임에 대한 가능성을 놓고 열어두는 의견의 라임론을 제시해서 지금처럼 다양해진 라임구조를 만드는데 초석을 쌓았다.

[동전 한 닢 Rmx]


이 둘은 서로 특색이 다르지만, 각자만의 방법으로 ‘라임 몬스터’라는 최고의 별명을 얻기에 이르렀다.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화나를 이해하려면 모음에 집중해야한다. 화나는 ‘동일모음구조’라는 메커니즘을 갖고 가사를 풀어낸다. 지난 <[힙합 인&아웃4] 국내힙합…달콤살벌한 로맨티스트 “VJ 버벌진트”>에서 썼던 ‘힙합이 이 땅 위 자리잡기까지’의 비유는 실제로 화나가 불렀던 노래의 구절 중 하나다.

자음에 대한 접점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화나의 라임을 이해하려면 모음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화나의 라임구조가 어렵게 구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분히 듣고 곱씹어보기를 권한다.

[잉여인간]


피타입의 경우는 라임배치에 대한 구조를 촘촘히 박는 것은 화나와 비슷해서 얼핏 비슷할 것이라 느끼겠지만, 모음위주도 아니고 복잡한 구조도 아니다.

피타입은 단순한 다음절 라임을 특유의 플로우(가사가 유연하게 흐르는 전반적 느낌)로 마치 폭우가 내리듯 쉴 새 없이 쏟아내 귓가를 때려댄다.

피타입의 라임을 이해하기도 전에 특수하지만 지루한 플로우에 마치 ‘염불같다’라고 느끼는 사람도 분명 피타입을 멀리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피타입의 라임은 분명 한국힙합의 라임구조를 바꿀만한 혁신이었지만, 그는 아쉽게도 라임 몬스터의 자리를 내놓고 힙합계를 등진다.

[Soul Fire]


피타입이 힙합계를 등지기 전후로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피타입이 언급했던 ‘힙합은 폭력적인 잡종 문화’와 그것으로 인해 디스 받은 이야기, 당시 2008년은 피타입이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도 2013년 컨트롤 대란처럼 화끈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2012년 복귀 준비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돌아와 <Die Hard>를 내기까지 오랜 기간이 흘렀지만, 그는 결국 돌아왔고 사람들은 다시 돌아온 라임 몬스터를 환영했다.

피타입의 힙합은 힙합이면서도 전형적인 힙합을 벗어나고픈 또 다른 힙합인 것이다.

[Die 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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