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산이는 2008년 버벌진트의 앨범 <누명>을 피처링하면서 데뷔했다.

[골프타임즈=류효근 기자] 산이는 한국힙합 역사에 기념비적인 인물이다. 언더와 오버에서의 차이를 보였지만, 버벌진트와 슈프림팀처럼 긍정적인 방향으로 어필하진 못한 케이스에 속하고, 실력에 비해서 인식이 높지 않은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오버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다.

일반 사람들은 그를 쿵짝비트에서 사랑노래로 스타일을 바꾼 래퍼로 알지만 언더의 리스너들은 그를 의미 그대로 라임, 플로우, 펀치라인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완성형 래퍼, 랩 천재로 알고 있다.(물론 현재 본인은 Rap Genius라는 별명보다는 Big Boy라는 별명을 선호하는 듯하다)

그 또한 디스를 통해 유명해졌고 디스로 생긴 인연이 버벌진트 못지않게 복잡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괜히 우스갯소리로 산이도 컨트롤 대란에 꼈어야 했다는 말을 괜히 꺼낸 것이 아니리라.

재밌쎄요


산이는 2008년 한 힙합 사이트에서 자작곡을 찍어내며 힙합을 즐기던 아마추어였고, 버벌진트를 디스한 곡 <재밌쎄요>를 인터넷에 올리며 버벌진트의 인정을 받아 버벌진트의 오버클래스에 입단하게 된다.

이후, JYP에 믹스테잎을 넣어 JYP로 입사하며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그의 활동에 놀라워했고, 앞으로도 발전하리라 믿고 있었다.

맛좋은 산


JYP에서 처음 낸 <맛좋은 산>부터 언더에서 보여줬던 산이의 모습과 달랐기 때문에 언더의 리스너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그래도 산이가 가져다준 센세이션을 믿고 있었기에 분명 더 좋은 앨범으로 돌아올 것이라 바라며 기다렸다.

이후의 산이의 앨범은 <가면 안돼>, <불행했음 좋겠다> 등의 서정적 사랑노래인 랩발라드로 고정돼 많은 리스너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많은 사람들은 산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개인적 견해로 산이는 자신이 하는 힙합 내의 장르를 바꾸는 시도를 했을 뿐이지 그가 본디 갖고 있던 실력이 떨어진 일은 애초부터 없다고 본다.

Rap Genius VS Punchline King


<Rap Genius VS Punchline King>은 2010년에 나왔는데 같은 해 오버 데뷔 앨범의 트랙 중 하나인 <맛좋은 산>과 확실히 대비된다 할 수 있다. 단 몇 달 사이에 있던 실력이 사라질 리가 없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JYP와 결별한 후 낸 믹스테잎인 <Rap Circus>에서도 에이셉 라키의 <Goldie> 인스트루멘탈(쉽게 말해서 MR)을 사용하며 트렌드에 대한 감각이 식지 않았음을 증명했으며, 이전에 비해 모자랄 것 없이 재치 있고 원만한 펀치라인과 라임들로 재기에 대한 기대를 일으켰으니 더 말할 것이 있을까.

언더의 래퍼들은 누구나 한 번쯤 오버로 올라오지 않더라도 오버와 교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아이돌의 랩 선생님이 되는 경우더라도.(피타입은 2ne1, 가리온의 나찰은 MBLAQ, 도끼는 인피니트의 랩 선생님을 맡은 경험이 있다)

산이 또한 여러 언더 래퍼와 같이 오버와 교류한 것이다.

비록 오버에서의 생활이 성공적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으로 새롭게 딛고 일어서는 것이 언더의 래퍼들이 지향해야하는 길 아닐까싶다.

이 모습이 한국힙합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당위성이고, 이것이 산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Rap Cir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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