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정민 박사가 역사 특강하는 모습.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키르기스인과 한국인은 알타이어권의 같은 민족에서 출발됐다’고 김정민 박사는 역사 특강에서 밝혔다.

지난 18일 오전 11시부터 12시 40분까지 영등포 문화원 대강당에서 대전 등 전국에서 온 200여 명의 청중이 모인 자리에서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우리민족’이란 주제로 역사 특강이 있었다.

성균관우리역사교육원이 주최한 역사특강에서 김정민(카자흐스탄 카즈구 대학 국제관계학) 박사는 실크로드 주변국가의 한민족 루트를 추적하면서 한국과 키르기스는 같은 민족임을 증거하는 자리가 됐다.

초청 강사 김정민 박사가 세계 30여 개국을 다니면서 조사·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내용은 우리민족의 사서인 삼국사기 등과 그대로 들어맞는다. 특히 실증 역사를 강조하는 김정민 박사는 각 나라의 역사 기록과 학자들의 주장, 신화 그리고 유물, 풍속, 언어, 외모, 유전자, 천문학 등의 실증 자료를 총동원해서 한국민족과 같은 원류임을 증거하고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와 중국 남부지역에서 한민족과 관련된 민족의 신화, 역사적 기록, 유물들이 대거 발견되고 있어 우리민족의 활동 영역이 생각보다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키르기스공화국 초토노프 투션굴 대사.

김 박사는 한민족의 조상이 되는 민족이 파미르 고원 일대에서 살다가 인구의 팽창으로 인해 산맥을 따라 동서남북으로 갈라져 흩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한민족의 형성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주변 민족과의 혼혈로 이루어졌고 파미르 지역에서 받은 공동의 문화를 공유했다고 유물과 자료, 풍속, 언어 등의 실증자료를 통해 밝혀내고 있다. 한민족이 유라시아 각지로 흩어지게 된 시기는 춘추전국시대의 혼란기와 삼국통일을 위해 고구려·백제·신라가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던 시기, 발해의 멸망기였던 AD 600, 700년 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민족은 중원 혼란기와 전쟁을 피해 사방으로 흩어져 갔다. 하카족(화교)은 대륙의 남쪽으로 흘러갔고 일부는 키르기스 등이 있는 서쪽으로 이동했다. 징기스칸과 함께 중앙아시아 호라즘을 공격하러 갔을 때 일부는 중앙아시아에 정착했고 그 중 일부는 더 서쪽으로 진군해 유럽정벌 때 나이만족, 타타르족 등과 함께 유럽으로 들어가 정착한 케레이들이라고 김 박사는 주장했다. 현재도 리투아니아, 폴란드, 독일, 헝가리, 불가리아 등지에도 케레이족들이 존재하고 있다. 또 북방으로 간 사람들을 몽골이나 러시아 쪽으로 흡수됐고 비옥한 땅을 찾아 농경문화를 만들면서 한반도로 흘러든 민족은 현재 한반도에 정착한 우리 민족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유입설은 많으나 알타이어계 민족은 유목 특성상 장남이 먹고 살기위해 동생들에게 땅을 물러주고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는 풍속도 있다. 도참설에 영향을 받아 한반도로 들어왔거나, 주변국의 힘에 밀렸다는 설과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기 위한 농경정착 문화를 형성했다는 설을 김 박사는 조심스레 제기했다.

▲사진=역사 특강 모습.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실크로드를 통해 이들 민족들은 융성을 누리며 살던 우리민족의 갈래였다고 언급하고 현재 실크로드의 재건 바람이 불고 있다고 김박사는 말한다.

‘실크로드를 장악한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이 다시 과거의 영광을 도모하려면 알타이계 민족공동체로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김 박사는 주장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2000년동안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세계 무역의 중요거점지인 실크로드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크로드가 쇠퇴하면서 강력하던 오스만 제국 등이 점점 멸망해갔다는 역사적 사실을 볼 때도 실크로드의 중요성은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고 김 박사는 해석한다.

과거 찬란했던 경제와 문화의 세계 중심은 징기스칸이 활동하던 때와 같이 실크로드가 중심이 됐다가 콜럼버스 이후 세계의 무역의 중심이 대서양으로 옮겨갔다. 이어 2차 대전을 겪은 후 태평양시대가 열리면서 미국 서부와 아시아 동부권으로 세계 경제무대가 이동됐다고 설명한 김 박사는 22세기엔 세계무역의 경로가 다시 실크로드로 재건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세계정치와 경제에서 소외됐던 유목민족국가들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때 주요한 것은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이 자국의 이권으로 서로 반목하는 것이 아니라 범 아시아적이고 알타이민족의 민족공동체 의식 공유가 무엇보다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역사는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현재의 포인트이며 세계의 경제와 정치의 중심은 무역이 어디로 흐르느냐에 결정된다. 차제에 우리도 우리 민족만 따지지 말고 세계시민의식으로 우리나라가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우리민족만 잘 났다는 민족주의 역사관이 아니라 알타이계 형제간의 범알타이족 국가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철학을 가져야만 외교도 할 수 있고 경제 비즈니스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부산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배를 이용해 대서양을 둘러 가면 두 달이나 걸리는 먼 길인데 과학기술의 발달로 한국의 KTX 기술력만 해도 충분히 철로가 가능하고 유럽까지 고속철도로 이어달리면 단 하루 만에 주파하는 거리라고 말했다. 한국서 출발해 유럽에 닿는 신 실크로드까지의 구상과 과학기술은 이미 축적돼 있어 시간문제다. 단지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지연되고 있을 뿐이지만 지금 세계 경제 동향으로 볼 땐 풀어 갈 수 밖에 없는 경제 전략으로 보고 이를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국들이 상생할 수 있는 사상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알타이어계 민족들이 원래 한 뿌리에서 나왔고 한 형제임’을 인식해야 하는 역사철학을 가져야 화합이 가능하고 실크로드를 크게 부흥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역사 특강 모습.

특히 22세기 세계화 시대에 한민족의 문화를 발전적으로 세계화시키기 위해서는 한민족이 알타이족 전체를 끌어안아야할 시점이 왔다. 한반도 안의 한민족문화만을 한민족문화의 원류라든가 정통이란 생각을 바리고 실크로드와 중국 남부에 사는 소수민족들의 문화 또한 잃어버린 한민족의 형제들이 지키고 있는 우리민족의 고대문화라는 점을 인식하고 함께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쉬운 점은 과거 실크로드의 몰락과 함께 융숭했던 나라도 사라졌고 현재도 주변국들이 비교적 빈곤해 나라의 뿌리마저 잃어 가고 있는 실태다. ‘그들 민족의 뿌리를 제고하면서 그들보다 잘 사는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가 장자국답게 그들을 포용하고 이끌고 나가아할 숙제가 던져졌다. 우리나라가 대국의 면모를 발휘해야 향후 더 큰 나라로 성장 할 수 있다’고 김 박사는 제기했다. 동시에 우리민족의 폭을 더 넓히기 위해선 우리민족의 한 갈래인 스키타이 연구가 전무하다면서 이에 대한 이론적 연구가 시급하다고 김 박사는 지적했다.

“역사특강에서 한민족의 발원지인 키르기스에서 한반도까지의 역정을 만날 수 있었다”고 이 특강을 기획한 황하림 씨는 말하고 “특강을 통해서 위대한 우리 선조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고 웅훈한 우리민족의 기상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또 성균관우리역사교육원 오재성 교수는 “우리민족의 대륙시절 활동영역은 우리의 정사인 삼국사기가 충분히 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들의 역사와 연도가 거의 맞아 드는 것을 보면 민족 역사의 족보를 가진 장자국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동주최한 키르기스공화국 김종구 명예영사를 비롯해 끝까지 참관한 키르기스공화국 초토노프 투션굴 대사는 축사에서 ‘1000년 전까지 함께 살았던 민족이 그 뒤 흩어져 살아 언어와 풍속이 바꿨지만 그래도 비슷한 것이 많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엔 ‘뿌리가 같은 민족은 언젠간 통합이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언급하고 세계화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있는 이 와중에 같이 노력하자고 인사말에서 밝혔다.

후원한 영등포문화윈의 김대섭 원장도 축사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이런 행사를 하게 돼서 문화원의 자랑거리가 늘었다’고 말했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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