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지애.[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나정민 기자]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 ‘골프 지존’ 신지애(26·미래에셋자산운용)가 L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회원 자격을 스스로 반납(Membership Resign)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3일 LPGA 사무국은 “신지애가 지난달 메일과 전화로 회원 자격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LPGA 투어 커미셔너인 마이크 완은 “신지애 같은 스타를 볼 수 없게 된 건 아쉬운 일이다”고 밝힌 뒤 “신지애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내린 결정이기에 존중한다”고 말했다.

현재 L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 http://www.lpga.com )에 신지애의 이름이 빠져 있는 상태이며 신지애를 제외한 33명의 한국 선수의 이름만 회원 명단에 올라 있다.

신지애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세마스포츠마케팅( 대표이사 : 이성환 · http://www.semasm.com )는 지난해 말 신지애가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장거리 이동에 따라 대회에 출전하는데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2014년부터 LPGA 투어보다는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일본 투어에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었지 LPGA 투어 회원 자격 반납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마스포츠마케팅은 25일 “신지애가 지난 1월 말 LPGA 투어 시드를 반납했다. JLPGA 투어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이 불가피했다”며 “신지애는 LPGA 투어 운영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 지난 1월 시즌 개막전인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을 앞두고 시드를 반납했다”고 공개했다.

신지애는 예정대로라면 2주 전 열린 LPGA 투어 개막전인 ISPS한다 호주여자오픈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를 했어야 했지만 출전하지 않았다.

LPGA 관계자는 “전년도 우승자가 불참하면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신지애는 그 이전에 회원 자격을 반납해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12월 말 후원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으며 2월 말로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를 찾고 있다.

현재 무적(無籍)이 된 그는 LPGA 투어 비중을 줄이고 JLPGA 투어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세마스포츠마케팅에 따르면 “JLPGA 투어는 1년 동안 60%의 대회를 소화해야만 시드를 유지할 수 있는 규정이 있으며 올해는 37개가 예정돼 있는데 22개 이상을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한 뒤 “신지애가 LPGA 투어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년에 12개 대회 이상만 출전하면 되기 때문에 당초에는 무리가 되더라도 2개 투어를 병행할 예정이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어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 선수 중에서 회원 자격을 반납한 사례를 살펴보면 LPGA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했던 김영(34)과 강수연(38) 역시 일본 진출을 위해 2010년과 2011년 LPGA 회원 자격을 반납했다.

그러나 신지애처럼 LPGA 투어 통산 11승을 거두며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에까지 올랐고, 올해 스물여섯 살로 전성기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 반납이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신지애의 결정은 미국에서 5년 동안 활동하면서 외로움에 지쳤고, 코스 전장이 점점 늘어나 비거리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LPGA 시드는 반납했지만 전혀 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 여자 골프 랭킹만 유지하면 5개의 메이저 대회 등에는 나갈 수 있다.

세계 여자 골프 랭킹을 주관하는 롤렉스에서는 랭킹 포인트를 LPGA 투어, JLPGA 투어뿐만 아니라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LET(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ALPGA(호주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CLPGA(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등 전 세계 8대 투어의 대회 기록을 점수에 반영하며 투어마다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대회마다 주어지는 점수가 달라 매주 순위에 영향을 미치며 또한 최근 13주 동안의 대회 성적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신지애는 세계 여자 골프 랭킹으로 올해 열리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위주로 5~6개 정도만 소화할 예정이다.

신지애는 “LPGA 투어 포기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 JLPGA 투어의 비중을 높이기로 한 이상 한쪽에 올인하기로 했다”며 “양쪽을 오가며 무리하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국과 미국에서 상금왕을 했으니 올 시즌 일본에서 상금왕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새로운 목표를 공개했다.

2005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신지애는 2007년 KLPGA 투어 대상, 상금왕, 다승왕 등을 휩쓸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09년에는 LPGA 투어에 진출, 신인상, 상금왕, 시즌 최저 타수상인 베어 트로피(Vare Trophy) 등을 차지했다.

7년 간(2008년~2013년) LPGA 투어에서 뛰면서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KLPGA 투어 최단기간(2년 5일) 통산 상금 10억원 돌파 등 골프계의 굵직한 역사를 만들었다.

2010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까지 오르며 영광을 누린 신지애는 유독 JLPGA 투어에서의 성적이 아쉬웠다.

KLPGA 투어와 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신지애는 JLPGA 투어 상금왕에만 오르지 못했으며 JLPGA 투어에서 2008년 2승과 2009년 2승, 2010년 1승을 합쳐 총 5승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미국 LA에서 개인훈련을 해오던 신지애는 최근 입국해 24일 연세대학교 체육교육를 7년 만에과 졸업했다.

졸업식을 마친 뒤 27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장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HSBC위민스 챔피언스(HSBC Women's Champions)에 출전하기 뒤해 곧바로 출국했다.

2월 말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후원 계약이 끝나는 신지애가 미래에셋자산운용 모자를 쓰고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인 HSBC 우먼스 챔피언스는 LPGA 회원 자격이 아닌 역대 우승자(2009년) 초청 자격으로 출전한다.

신지애는 대회를 마친 뒤 한국에 잠시 들른 뒤 3월 7일부터 사흘 간 열리는 J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 출전한다.

나정민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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