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빈 스태들러가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골프타임즈=김용민 기자] 케빈 스태들러(34·미국)가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태들러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에서 막을 내린 2013-2014 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총상금 620만달러·우승 상금 111만6000달러)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친 스태들러는 장타자 부바 왓슨(36·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으로 111만6000달러(약 12억원)을 챙겼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거주 중인 스태들러는 안방에서 생애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완성하며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또한 조건과 관계없이 2015-2016시즌까지 PGA 투어에서 뛸 수 있는 풀시드를 확보했으며 마스터스 토너먼트·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 출전권도 얻었다.

키 177㎝, 몸무게 113㎏의 뚱보 체형인 스태들러는 1982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하는 등 PGA 투어에서 통산 13승을 거둔 크레이그 스태들러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2002년 아들이 PGA 투어 2부 투어격인 ‘웹닷컴투어’의 콜로라도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캐디백을 매기도 했다.

2004년 아버지 크레이그가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날 동시에 아들 케빈이 웹닷컴투어 레이크 에리 채리티 클래식에서 우승해 부자 동반 축배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1999년 밥 듀발-데이비드 듀발 부자의 동시 우승 이후 5년 만에 나온 기록이기도 하다.

웹닷컴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케빈 스태들러는 2002년 프로 데뷔 이래 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올렸다가 239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2012년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이래 22개월 만에 우승에 도전한 왓슨은 2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스태들러의 뒷심에 밀려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스태들러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8야드의 장타를 앞세워 홀을 적극 공략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7%에 그쳤지만 77%를 웃도는 그린 적중률로 만회했다.

왓슨에게 2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스태들러는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아 타수를 좀처럼 줄이지 못한 왓슨을 턱밑까지 쫓았다.

11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해 잠시 주춤했다.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끝에 3타 만에 그린 위에 올라왔지만 퍼트가 흔들려 2타를 잃었다.

하지만 1타 차로 앞서던 왓슨이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틈을 타 15언더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왓슨과 스태들러는 17번홀(파4)에서 나란히 드라이버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버디로 홀아웃하며 1타씩 줄였다.

두 선수의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엇갈렸다.

티샷을 물웅덩이에 빠뜨리는 등 경기 후반 고전을 면치 못한 왓슨은 그린 바깥 120야드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뒤 온 그린을 예감한 듯 양팔을 하늘로 벌렸다.

그러나 아주 잘 맞은 나머지 공이 그린 뒤쪽 갤러리 쪽에 떨어지자 왓슨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스태들러는 안정된 티샷과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홀을 공략했다.

왓슨과 달리 아이언샷을 그린 위에 안정적으로 떨어뜨린 스태들러는 파로 막고 왓슨의 마지막 퍼트를 기다렸다.

마지막 파 퍼트를 남겨둔 왓슨이 넣으면 연장, 실패하면 스태들러의 우승이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왓슨이 30㎝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놓치자 스태들러는 미소를 짓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31·타이틀리스트·한국명:나상욱)가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하며 공동 19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코리아 브라더스의 맏형 ‘한국형 탱크’ 최경주(44·SK텔레콤)는 이날 타수 변화 없이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공동 42위에 랭크됐다.

2013 시즌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의 우승으로 PGA 투어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배상문(28·캘러웨이)은 최종 합계 1오버파 285타를 기록하며 공동 61위로 대회를 마쳤다.

PGA 투어 출전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바람의 아들’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최종 합계 3오버파 287타로 공동 69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번 시즌부터 PGA 투어 풀시드를 얻어 활동 중인 일본 골프의 ‘신성’ 마쓰야마 히데키(22·일본)는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적어내며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용민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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