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변화무쌍한 날씨다.  기차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곳, 낙동강 비경길로 떠난다. 낙동강 상류의 비경은 철길을 따라 환상적으로 펼쳐진 곳으로, 산과 기차길이 어우러져 순수의 때 타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을 만낄할 수 있다.

낙동강 세평 비경길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석포역에서 승부역까지 걷는 것이 로망이었다고 한다.
흙길을 걷기 시작하자 비 내리는 운무 속에 마치 산수화 속을 걷는 듯한 비경이 펼쳐졌다.

곳곳에 멋진 사진 전망대도 있고,  산길도 오밀조밀 폭신하였다. 영동선 협곡 구간을 따라 흐르는 강이" 바로 낙동강"으로 승부역에서 태백을 발원으로, 백두대간 협곡을 지나 부산에 이르는 강의 상류에 위치하는 곳이다.

승부역은 전국 최초의 민자 역사로 전국에서 제일 작은 역이라고 한다. 열차의 기적 소리는 맑은 새소리와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가장 머릿속에 남는 것은 승부역에서 볼 수 있는 짧은 시로서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 감동으로 와 닿는 글귀였다.
첩첩산중 넓은 하늘 중 좁은 하늘 세평으로 쓸쓸하게 혼자 근무했을 역무원의 외로움을 이리도 멋지게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졌을 것 같다.

한동안 하늘을 올려다보며
험준한 산악 지형에 하늘도 세평처럼 좁게 보이고, 산과 계곡에 둘러싸인 땅도 세평처럼 좁게 보인 역무원의 마음을 느껴보며 새삼 그 마음에 동감을 해 본다.

길을 걸을 때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 길옆에 버석거리며 떨어진 단풍이 아직  곱게 물들어 여름을 지나 가을을 걷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해 준다.

하늘은 온통 비와 운무로 가득하다. 그림을 그릴 줄 안다면 푸른 하늘에 구름 한 조각 붓끝으로 살짝 걸쳐놓고 싶은 세평의 하늘.

흔적을 남겨놓고 싶은 낙동강 세평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올해가 가기 전 흰 눈이 내리면 겨울을 만끽하면서 꼭 걷고 싶은 곳으로 내 마음 세평을 그곳에 숨겨놓는다.

낙동정맥 2구간
분천역 기차탑승(9시 44분)-승부역 도착(9시 58분)
들머리 승부-양원 비경 길(5.6km) 양원역-비동체르마트길(2.2km)비동-분천역 주차장(4.6km) (점심시간 포함 5시간 정도 총 12.4km)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