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태조산(太祖峰)은 천안시 동남구의 안서동과 목천읍의 경계로 이루어진 산이다. 고도라고 할 것도 없이 420m정도 높이의 아기자기한 산이며 고려 태조가 군사를 이끌고 와서 주둔하였다 하여 그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천안시 관내에는 태조 왕건의 발자취를 전해 주는 지명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는 ‘국토지리 정보원 지명 유래집’이 있다. 유량리와 목천읍 유왕동 등 신평리 일대에 태조봉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태조산은 천안시의 진산이 되면서 북쪽으로는 성거산, 남쪽으로는 독립기념관이 있는 흑성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여름 보다는 시원해진 요즘 날씨에는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종주 코스로도 아주 훌륭한 산이다.
이번 산행은  오전 8시에 시작해 태조산 산림 레포츠시설 주차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데크로 조성된 완만한 능선 길을 천천히 올라가 보기로 했다.

모처럼 편한 길을 걷는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시작하지만 아직은 여름의 덥고 습한 기온에 땀으로 첫걸음부터 흠뻑 땀으로 적시고 있다.
계단으로 정비된 데크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등산로 곳곳에 태조왕건의 안내판이 1화부터 10화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 중 10화에는 '통일의 기쁨을 나누다' '모두의 천안을 이루겠노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특별히 기억으로 남았다.

동남구 유량동과 목천읍 덕천리 경계에 위치한 도라지 고개는 조래미 풀이 많아 '조라지 고개'라고도 하였는데 발음이 변하여 '도라지 고개'라 불린다 한다.
고개가 몹시 험하여 여러 번 구비를 돌아서 넘어가는 고개인데 오르는 길이 유독 숨이 차고 기진맥진 하였다 한다. 잠시라도 쉬려고 앉으면  금방 졸음이 오는 까닭에 조라지 고개라고 했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오르락내리락 걷는 재미도 쏠쏠하고 팔각정이 있는 정상에 오르면 맑은 공기가 가슴 밑바닥까지 훅 하고 들어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소나무 향이 주는 상쾌함과 겨울에만 걸었던 솔바람길 파란 구름다리는 흰 눈으로 살짝 덮혔을 때  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풍경을 선물하기도 한다.

다리 위에 서면 구멍이 숭숭 뚫린 바닥 아래로 차들이 달리는 도로가 보여 또 다른 스릴을 맛 볼 수 있다. 바람의 강도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는 그 낌은 두려움보다도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잘 견뎌온 고마운 용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야가 탁 트인 천안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대머리바위는 천안 12경중 하나로 왕자산 능선, 태조산 능선, 성거산 능선의 분기봉으로 단대 호수 야경과 해맞이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야간 산행 때 주로 가는 코스 중 하나이며 천호지와 천안대교의 멋진 조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제 곧 가을이다. 역사가 깊은 이 곳 태조산 아래에는 고려 태조가 묵었다는 유려왕사가 있고, 중봉에 각원사의 청동 대좌불이 특히 유명한 곳이다.  인근 성불사에서는 성불사 주지 법두스님의 산사 음악회를 개최하여 많은 이에게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하다

가을이 빨리 짙게 내려앉았으면 좋겠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