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참 편리한 세상이다.검색 터치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즐기고, 은행 업무에 문자보내기, 쇼핑까지 말 그대로 안 되는 것이 없는 요술세계다.

TV가 귀했던 예전에는 라디오로 세상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다. 그중 누구나 즐겨 듣던 한밤의 음악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희비애락 사연과 음악은 마치 다른 세상을 여행하는 듯했다.

‘별밤’의 시그널 음악 Merci Cherie가 시작되면 우리의 감성은 한없이 황홀해지곤 했다.

'난 선생님이 될 거야, 난 가수가 되고 싶어, 나는 미술가나 시인이 되고 싶어' 그렇게 저마다의  꿈에 젖어 밤을 새던 친구들. 그 꿈들은 이루어지기도 하고 비껴가기도 했지만…

손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참 편리하고 자유로운 세상의 한가운데 있는데, 무지갯빛 꿈꾸던 그 시절이 애틋하게 그리운 것은 왜일까?

친구들과 함께 편지 쓰며 깔깔대던 그 밤, 누군가의 사연을 들으며 음악과 인생을 이야기하던 이종환 아저씨의 그 시절이 그립다.

“아, 별이 빛나는 밤에!”

편지를 쓰며 

부치지도 않을 긴 편지를 너에게 쓰며 
예전처럼 선뜻 써지지 않는 사연들이 서글퍼져
지금은 자주 가지 않는 우체통 앞을  
그저 지나쳐 가는 것인지 모른다 
가슴으로 남은 상처들을 우표 한 장으로 싸매어 부치며 
눈물을 아끼던 그 때 처럼만 살 수 있다면
그래서 삶에 지친 하루의 끝에서 
마르지 않은 편지 봉투를 뜯으며 긴 사연을 읽어 줄 너에게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얘기들을 
얼마든지 넣어 부칠 수 있는 편지를 쓸 수 있다면
우체국으로 가서 새로 나온 우표를 사고 
남 몰래 우체통 안으로 손을 넣어 

새하얀 편지를 부칠 것이다
기다리는 마음 지는 해 노을 뒤로 감추며
못이기는 척 도착 할 날짜를 미리 헤이고 
괜시리 웃어보다 텅 빈 그리움으로 지친 눈을 떠 
맑은 하늘도 볼 것이다
연필 자욱 짙게 남은 노트 뒷 장까지 
밤새 잠 못 들고 뒤적이다 
새벽이 오는 소리에 고쳐 쓴 편지 봉투를 가슴에 넣고 
우체통으로 가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편지를 부칠 수 있다면 
나의 오늘은 내일보다 행복할 수 있겠다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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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