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영화를 봤다. 원작소설도 읽었다. 30년 동안 간절한 그리움으로 남은 연인을 시간여행으로 찾아가는 엘리엇, 이루어져서는 아름답지 않은 첫사랑이 거기 있었다.

‘인생을 다시 쓸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실수를 바로잡고 싶어질까? 우리 인생에서 어떤 고통을, 어떤 회한을, 어떤 후회를 지워버리고 싶을까?’

“3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난 다른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 나 좋다고 따라다니던 그 남자랑 할 거야.”

“무슨 소리야. 그럼 아이들은? 난 아이들 때문에 그럴 수 없어. 난 결혼보다 그 보험증권에 서명하지 않을 거야. 그 땅도 안 사고.”

여러 곳에 분산된 보험을 한 곳으로 모아 친구 도와준다고 옮겨 탄 보험증권은 암에 걸려 보험기간이 아니라 해서 휴지조각이 되었단다. 그 상실감, 후유증은 진행 중이고 잘못된 판단에 산 땅덩어리도 컨테이너 상자조차 가져다 놓을 수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곳이란다.

새로운 보험증권에 서명하는 순간에 복권은 날아갔고, 병든 몸과 힘겨운 삶이 고통을 안겨 준 거다.

“그래, 아이들이 있지. 배 아파 낳은 그 자식들을 어떻게 버리겠어. 그 남자도 남편하고 별다르겠어. 같이 늙었겠지…….”

“보험증권에 서명만 안 했어도 지금 그 친구랑 여행 다니며 맛집 탐방이나 할 터인데, 가을마다 쓸쓸하다고 문자 오면 마음 아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진정 무엇으로 우리 존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살고, 괴로워하고, 속고, 위험에 처하고, 주고, 잃고 하면서 나는 죽음을 밀쳐낸다.’고 책 속에선 삶을 포장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 죽어라고 달려온 삶이었다. 돌아볼 수 있는 지금, 가득 차지 않은 그 무언가 부족한 아쉬움이 꿈틀댄다.

살아가는데 더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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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