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극 ‘극적인 하룻밤’ 공연 모습.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현재의 영상문학의 기초가 되는 장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연극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문학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점차 바뀌고 있다. 그 이면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작용을 한다. 경제가 변화되면서 문학의 흐름도 점차 바뀌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종이를 통해 구전으로 전해오던 문학이 활자를 이용한 문학으로 정착됐고 활자를 이용한 문학이 인터넷과 영상기술의 발달로 영상문학으로 옮겨지면서 더 강하고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영화로는 사람이 모이지만 연극으로는 안 모이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극을 보려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이유를 본다면 연극의 경쟁력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동안 똑같은 이야기만 연극무대에서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창작극이 무대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무대도 대형화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검증이 된 작품이 무대에 올라오는 점도 연극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인다.

최근 대학로 소리샘아트홀 1관에서 연극 ‘극적인 하룻밤’( 연출 : 이중옥 · 극작 : 황윤정 )이라는 작품이 올라 현재 10번째 시즌의 공연이 진행 중이며 2월 16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 작품은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으로, 상처 받은 두 남녀가 서로의 빈 가슴을 채워 나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로 10만 이상의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연극이다. 그래서 ‘창작극 전문극단’을 표방하며 1977년 창립한 이래 1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고 문성근, 송강호, 김윤석, 송새벽 등을 배출한 명문 극단 ‘연우무대’( http://www.iyeonwoo.co.kr )에서 선보인 연극 ‘극적인 하룻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작품의 줄거리를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연애 루저 32살의 남자 한정훈(이이림, 유정호, 김의건)과 밀땅 하수 28살 여자 정시후(김두희, 이은주, 이설희)는 사랑의 아픔을 서로를 통해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다.

작품의 시작은 어느 결혼식장에서 시작한다. 연애도 모르던 정훈에게 사랑을 알게 해준 전 여자 친구의 결혼식, 시후의 전세금까지 빼서 뒷바라지한 전 남자친구의 결혼식. 사랑에 실패하고 좌절을 맛본 두 남녀가 전 애인의 결혼식장에서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연어초밥 때문에 서로 다투다 극적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어색하고 낯선 첫 만남부터 점점 알콩달콩한 연인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사랑에 데여봤기에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이 사랑인지, 단순 동정인지 분간할 수도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 두근거림이 설레기보다 또 다시 상처받진 않을지 두려워진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헤어짐의 과정을 겪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진솔한 사랑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작가는 무엇을 나타내고 싶었는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명시적인 주제로 나타내려고 한 것은 말 그대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은 연애 좀 해본 이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사랑에 한 번 데이고 나면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이내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던 뭉클한 감정을 잊지 못해 다시 ‘사랑’이라는 마약을 마시게 된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주인공 정훈과 시후도 우연히 만나 사랑의 아픔을 서로를 통해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작품이다. 때로는 농도 짙은 솔직한 대사, 때로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로 무장한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그래서 20~30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20세 이상 관람가’, 연극으로는 흔치 않은 타이틀을 단 이 공연은 다소 야한 장면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 웃음코드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팽팽한 감정선과 거침없는 직설적인 대사, 유쾌한 상황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남녀의 감정 변화는 좀 더 밀도 있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거침없이 화끈한 대사들로 솔직한 연애 감정을 그리고 있어 ‘연애 좀 해봤다’ 하는 언니 오빠들의 많은 공감을 받으며 벌써 10차 공연 중이다.

하지만 연극에서 숨어있는 주제가 있다. 암시적인 주제로는 억압과 억제, 굴레에 대한 탈피를 말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픈 사랑에 갇혀 있는 남녀 주인공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지닌 틀에서 벗어날 것에 대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고 본다.

◇이야기의 흐름, 선동적 사건, 그리고 중심점과 클라이맥스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 이야기에서 중심플롯은 사랑에 실패하고 좌절을 맛본 두 남녀가 전 애인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나 극적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또한 이 작품의 극적 구조를 보면 시간 구조에 따라 움직이는 선형적인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작품에서 도입부는 원나잇 스탠드라는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극을 이끌어가는 소재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극중에서 낯 뜨겁고 야한 대사들로 가득하지만 그리 상스럽지만은 않다. 각종 물건을 바구니에 담으며 “넣고 싶어”라고 하고, “싸고 싶어”라 말하며 이불로 몸을 돌돌 싸맨다. 야한 대사들을 재미있는 동작들로 완화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석은 어느새 웃음바다가 된다.

또한 술에 취해 하룻밤 실수를 범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애인의 바람과 낙태 이야기가 술술 나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위험 수위에 아슬아슬 걸쳐있다. 하지만 공연이 흐를수록 입에 담지 못할 사건들보단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된다.

선동적 사건은 이야기의 장향을 지시하는 주인공과 중심 갈등이 구축되는 이야기로 어떤 반대의 힘이 기존의 세계에 침입해 들어와서 기존의 질서를 전복하는 것이 선동적 사건이다. 이 작품에서 선동적 사건을 정한다면 기존에 각각 그들과 사랑을 나눴던 정훈와 시후의 전 애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극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들의 존재만으로 정훈와 시후가 사랑을 시작하는데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의 선동적인 사건으로 보인다.

극적구조를 이야기할 때 잠깐 언급을 했지만 이 연극은 구조의 선형적인 구조를 보여주고 있기에 확실한 중심점과 클라이맥스가 존재한다. 중심점은 극의 중간에 위치해 주인공의 변화의 동인을 주어주는 것을 정훈의 방 안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연 초반의 대사가 “나랑 잘래요?”로 시작해 온갖 성행위를 묘사하는 말들로 채워졌다면, 후반부는 몸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한 투쟁의 과정이다. 그렇게 때문에 자연히 클라이맥스도 극 후반부에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헤어지는 방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이 주는 메시지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인물의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그토록 사랑하던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의 애를 가져 떠났다고 말하는 정훈과 돈도 몸도 마음도 다 줬지만 결국 배신당한 시후가 공연의 유일한 인물이다.

두 배우의 어색하고 낯선 첫 만남부터 알콩달콩한 연인으로 발전하는 모습까지 한 커플의 러브스토리를 통틀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여느 로맨스 장르처럼 달달한 것만은 아니다. 두 사람 모두 사랑에 데여봤기에 마음 문을 닫아버린 후 다시 상처받진 않을지 두려워 사랑을 시작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말할 수 없고 심리적인 충돌을 빼고는 이야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영상문학에 대해 앞에도 언급했지만 영화로만 너무 치우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외국에서 검증을 받은 작품을 올리기도 하지만 우리의 정서에 맞는 창작극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우리의 정서에 맞게 사랑을 표현한 작품으로 연인 사이의 사랑과 헤어짐,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버림받고 배신당한 마음 아픈 사랑이야기가 흘러가지만, 배우들의 코믹 연기 투혼으로 공연장 내에서는 배꼽 잡고 웃을 수 있었다. 또한 야한 이야기를 하지만 야하지 않게 표현했으며 간간이 무게를 잡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대게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가볍게 풀기 위해 유쾌하고 발랄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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