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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의 산행 마루 63회] 한라산 겨울 등반

아름다운 것을 보려면 견뎌야 하는 것들 이병희 시인l승인2024.02.12l수정2024.02.1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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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겨울철 산행하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이다. 하지만 날씨와 탐방 예약 전쟁으로 예전처럼 쉽게 접근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성판악 탐방로는 1,000명, 관음사 탐방로는 500명으로 제한하는 한라산 국립공원 탐방 예약제 시행 이후, 이제는 성인이 된 두 아들과도 함께  가고 싶은데,  접근하기가 쉽지 않으니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렸다.

모처럼 긴 겨울 방학이라 가족들과 제주도를 찾았지만 날씨가 도움을 주지 않아 가족 여행은 망치고 말았다. 그러나 여성 산악회 동계 일정으로, 남은 시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고 오라는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공항에서 아쉬운 작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 한라산 일대 폭설로 50cm 적설을 기록함에 따라 한라산 전 탐방로 입산을 통제하였지만, 26일 한라산 길트기(러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겨울의 꽃 동계훈련’으로 한라산 성판악 코스에서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오를 수 있다는 소식에 회원들 모두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였다.

사실 가족이 떠나기 전만 해도 한라산 일대 폭설로  전 탐방로가 입산 통제되었던 상태라, 한라산 1.100고지는 갈 수 있으려나 했는데 이게 웬 행운인가.
한라산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1,950m이며 정상을 오를 수 있는 코스는 둘로 나뉘어져 있다.

관음사 코스는 산행 난이도가 높지만 한라산의 절경이 멋지고 아름답다. 성판악 코스는 경사는 완만하지만 경사 길을 계속 오르다 보면 비탈길도 있고, 한 여름에는 지겹게 느껴지기고 한다.(개인의 생각이 차이는 다를 수 있다)

순백의 설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눈 덮인 산은 분명 멋지고 아름답지만, 발은 쉽게 움직여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머리로 느끼고 있는 오늘의 산행이다.

성판악 코스의 시작 지점인 해발 750m라고 하면, 관음사 코스의 시작 지점은 해발 620m이니, 아무래도 관음사 코스의 난이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온통 흰 눈으로 뒤덮인 순백의 한라산은 폭설 수준이 아니라 마치 다른 세계로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선두에서 후미까지 모두 즐겁게 산행을 즐기고 있지만, 선두의 러셀은 생각만큼 호락호락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의 맏언니인 송귀화(74) 언니가 선두에서 러셀을 시작하였고, 다음으로 연장자이신 승형 언니 순서대로 러셀을 하며 눈을 헤쳐 나갔다. 눈이 덮인 설산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꾹꾹 누르며 밟으며, 한 명씩 한 명씩 돌아가면서 러셀을 해야 하는데 발이 깊이가 간음이 안 되어 넘어지기도 부지기수였다

산행에서 러셀을 할 때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지만,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 명 한 명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의 상태에 따라서 적절한 보행법으로 수시로 선두 교대를 해야 하고, 지치지 않고 체력을 안배하는데 도움을 주며 배워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맏언니께서 이건 "러셀"이 아니라고 말할 때는 '아니 이건 무슨 말씀인가?' 놀라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길트기' 라고 했다. 힘든 것도 참고 선두에서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는 모습에 뒤에서 발자국만 밟으며 따라 갔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앞에서 뒤에서 적절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참을 깊은 눈길을 뚫고 올라오니 드디어 멋진 겨울 풍경을 감상할수 있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많은 생각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름다운 설산의 모습과 추운 날씨, 눈을 몸으로 치우는 것 등, 어떻게 보면 얼음을 뚫고 나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긴 시간을 오르고 올라 "속밭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이른 아침에 준비해 온 주먹밥과 간단한 행동식으로 요기를 채우며, 새하얀 겨울 한라산의 매력에 큰 도전을 하고 있다는 기분에 성취감과 만족감이 절로 느껴졌다.

겨울 산행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경험을 즐겨  좋아하는 "한국여성산악회" 회원들은, 얼음으로 뒤덮힌 눈꽃과 상고대의 완벽한 장면에 연신 감탄사를 자아냈다. 우리는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 산행은 사고 위험이 더 있을수 있으니 올라 올때의 기술보다 더 신중하게 조심조심 내려가야 한다.

하얀 눈이 덕지덕지 쌓인 설경의 매력에 빠져볼 만한 풍광,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을 설산  풍경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아름다운 눈꽃이 만개한 설산의 멋진 풍경을 보며 내려오다 보니,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숲의 싱그러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눈꽃이 만개한 한라산의 아름다움은 러셀(길트기)를 하는 모습에서도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겨울 설산의 진미를 제대로 보며 진한 감동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아직도 눈앞에는 순백의 눈꽃이 하얀 빛을 내뿜는 것 같다.

<헤드라인제주신문 기사 중>
기상특보가 해제된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을 비롯해 한라산 지킴이 21명, 한국여성 산악회회원 13명이 길트기(러셀) 작업과 응급환자발생 시 운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모노레일 선로의 제설 작업을 진행하였다.

시인 이병희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

이병희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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