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영남 알프스의 최고봉인 사찰과 유적지를 두루 갖춘 양념같은 산. 영남 알프스라 불리우는 8개 산 중에서 가장 멋진 계곡을 낀 최고봉이 가지산이다.

가지산 정상에 오르면 여러 산봉우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서쪽으로는 운문산과 억산이 있고 북쪽으로는 고헌산과 문복산이 있다. 동쪽으로는 천왕산 남쪽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신불과 간월산이 능선으로 뻗어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가지산 등산은 들머리  석남 터널 입구에서 시작되며 초입부터 약간의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가지산(1240m) 도립공원은 흔히 영남 알프스 소금강으로 불리며, 취서산(1092m) 일원과 천성산(812m) 등의 일원을 포함하여 1979년 11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국 도립 공원 중 그 범위가 넓어서 석남사 및 인접 양산군 지구로 나뉘어 진다.
해발 천미터가 넘는 고헌, 가지, 운문, 천황, 간월, 신불, 취서산 등이 일대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는데 이곳을 '영남 알프스'라 한다.

가지산과 운문산은 경상남북도의 경계지역으로 가지산이 이러한 산군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가지산에는 곳곳에 바위봉과 억새밭이 어우러져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능선을 따라 종주할 수 있다.

가을이면 석남 고개에서 정상에 이르는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쌀바위는 등산객의 눈길을 끄는 멋진 곳이다. 산꾼이라면 가지산 정상 주변에 암릉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무가 별로 없는 대신에 시야가 환하게 트여 있어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백운산과 호박처럼 생겼다는 연못 호박소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눈꽃 속에서 은빛 세계로 빠져들다 보니 함께 했던 도전단들과 얼마나 열심히 산행을 했는지, 엄지발톱이 빠지는 것도 모르고 산행을 했다고 한 일화를 들으니 감격스런 고마운 마음이다

능선의 세찬 바람을 이기고 나니 귓가에 흘러내린 땀방울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하산 길에 산악인 이규진 추모비가 바위 앞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언제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이런 추모비가 세워졌는지 모른다.
상운산은 1114m 봉으로 1천 미터가 넘는 고봉이지만 그 주위에 워낙 유명한 영남 알프스의 산군들이 있어 독립된 산이라 하기보다는, 가지산 줄기의 한 봉우리로 대접을 받고 있는 아쉬운 산이기도 하다.

가지산 정상에서 동쪽의 능선을 타고 40분정도 내려가면 쌀바위이고, 여기서 임도를 따라가다가 좌측의 산봉우리로 오르면 상운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상운산에서 청도 방향의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쌍두봉에 이른다. 쌍두봉은 상운산 청도 방면의 산자락에 있는 암봉이다. 성운산은  운문령 또는 석남사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중간 지점에  있기에 가지산 등산객은 한번쯤은 지나쳐가는 산이기도 하다.

은빛의 가지산을 두고 내려오려니 조금은 아쉬웠지만, 겨울산의 매력인 눈 산행을 얼마만에 만끽하는 것인지, 한 겨울 호사를 누린 듯 하여 아쉬움을 달래본다.
개인적으로 영남 알프스의 천고지 종주를 몇 번 했었기에 쉽지 않은 산행임을 잘 알고 있다. 선두와 후미의 간격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므로 오르기 전에 계획을 잘 세워  산행을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이주는 즐거움, 山친구만 한 친구가 없다고 했던가.
자연과 하나 되어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보폭을 줄이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정상이 중요한게 아니라 "山" 그 자체가 좋은 것임을 배울 수 있다.

산은 우리가 정복하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고 자신을 낮추며 깨닫게 하는, 어쩌면 어머니같은 존재에 더 까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은 또 다른 세계이고 산과의 소통을 통해 스스로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 산행으로는 지리산 화대 종주를 계획하고 있다. 장쾌했던 가지산의 은빛 산행이 아직도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