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날마다 새벽 4시가 되면 나는 주저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오랜 습관이 되어버린 새벽 기상이 주는 이로움을 만나 즐기는 시간을 알기 때문이다.
나의 새벽 루틴은 이렇다. 먼저 나의 마음에게 안부를 전한다. 밤사이 혹여나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다정한 어조로 나에게 물어준다. 그러면 나의 마음은 질문에 답을 해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렇게 시작되는 아침 루틴 중에 두 번째는 나와 함께 동거를 해주는 사랑스러운 반려 동물과 반려 식물에게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십여 종의 반려 식물과 함께 사는 나는, 여러 해 전 몬스테라 큰 잎사귀에 반해 성장한 몬스테라와 손바닥만 한 아기몬스테라를 함께 집으로 데려왔었다. 작은 몬스테라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춤거리며 성장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듯 나의 애를 태웠었다.

그렇지만 나의 양육은 늘 최선과 사랑이다. 성장하지 않는 몬스테라에게 3년 동안 아침마다 마음 가득 사랑의 언어를 전했다. ''사랑한다 작은 생명체야. 따스한 햇살 먹고 오늘도 잘 지내렴…'' 집을 나올 때면 마치 연인을 대하듯이 나는 따뜻함으로 다정한 손짓으로 매만지곤 했다. 그랬다 유난히 분주했던 올해도 내 몬스테라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

게으름을 피워야겠다고 작정하고 늦잠을 자고 일어난 어느 아침. 눈에 들어온 몬스테라는 집으로 데려올 때 이미 성장했던 건강한 몬스테라보다 키가 더 커져 있었다.

강인한 줄기를 햇살에 머금고 마치 나에게 구애하듯이 활짝 피어나 있었다. 순간 온 몸에 전달되는 전율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몰라했다. 여러 가지의 일들로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23년도의 시간 속에 네가 나를 위로해 주는구나.

고마운 마음에 식물을 만지며 내 마음은 진한 초록이 된다. 언제부터였나 언어를 수집하며 살고 있다. 기왕이면 긍정과 곱고 예쁜 말로 식물과도, 사람과도 소통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주변에 성향이 닮은 사람들이 채워진다. 정말 고맙고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희망이” 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웃는다.

산다는 것이 늘 이렇게 희망을 찾게 되는 일이라는 것에 감사하며 커지는 초록 마음에 든든해지는 겨울이 된다.

시인 이정인은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