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내가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었던 어떤 부부의 동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부터였다. 누구라도 인정 받을만한 환경과 사회적 위치에 살던 이들이 너무나 허망하게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종결지었던 것에서 내가 받은 충격은 너무 컸다. 목숨은 누구나 소중한 것이고 우리가 부여 받은 생의 목적은 좋은 삶을 잘 살다가 돌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누구보다 특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의 이름을 생각하면 늙어서도 건강할 거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던 친구였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기에 아마도 아이들의 교육에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니 열심히 삶을 살고 있겠구나 했는데, 1년이나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잘못 전해진 소식 같아 설마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에 친구의 안부를 우선 확인했다.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서 마주한 친구는 50년 넘게 알고 있던 그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야위었고 체중도 40키로가 넘게 빠져서 알아보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으로 말하기조차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 아팠는데, 친구를 대신해 그의 아내가 설명을 해주었다.

소화가 잘 안 되서 소화제를 먹다가 복통이 느껴져 병원에서 약을 타 먹었으나, 점점 심해지는 복통에 대학병원을 찾게 되었는데 나온 병명은 대장 궤양이라고 했다.
1년 동안 여러 번 입원과 퇴원을 반복 하다가 결국 수술을 통해 대장 전부를 절단 하고서야 통증이 멈추어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일은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를 다양한 위험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신의 존재를 의식하며 의지하고 사나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생명의 존귀함에 감사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어제를 살다 간 이들이 그렇게 갈망했던 오늘을 살고 있는 이 생명을 잘 지켜야만 한다. 아직도 병원에서 회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있는 친구가 속히 건강해지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속히 쾌유할 수 있기를 친구야, 조금 더 힘을 내주기를…

시인 이정인은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