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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인의 마음 밭 꽃씨 하나 74회] 언니가 보내준 파김치를 먹으며

화해를 위한 오랜 시간들 이정인 시인l승인2023.11.21l수정2023.11.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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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나와는 열네 살이 차이가 나는 작은 언니는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들의 학용품과 옷을 꾸준하게 보내주고는 했습니다. 시골에 살아도 좋은 학용품과 도시아이들처럼 입혀야 한다는 것이 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언니는 늘 동생들의 생활을 도왔습니다.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으로 인해 동생들에게 양보를 해야 했던 언니는, 동생들은 좋은 학교를 나와서 멋진 삶을 살아야 한다고 늘 노랫가락처럼 말했습니다.

그런 언니의 도움에도 나는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언니의 실망은 나에 대한 깊은 미움이 되었고 유년시절 그리도 사랑했던  마음은 멀어져 버렸습니다.

오랜 시간 언니와의 단절된 시간은  길었습니다. 가끔은 안부가 궁금했지만 선뜻 연락하지 못했던 시간이 흘러 언니는 칠순이 되었고 나는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작년에 뇌수술을 한 언니는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긴 채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하늘이 허락한 시간만큼 살다 가겠다며 변함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온 생을 성실하게 가족만을 사랑했던 언니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 밖에는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런 언니가 농사를 지은 재료로 맛있는 파김치를 담아서 보내주었습니다. 언니의 정성을 열어보니 엄마의 마음이 보입니다. 사랑은 늘 물처럼 흐르나 봅니다.

언니의 사랑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픈 몸으로 엄마를 대신하여 엄마의 맛처럼 김치를 담아서 보내주는 정성에 미안함과 함께 울컥한 마음만 더 커집니다.

계절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화해의 시간이 너무 길었던 아쉬움에 언니에게 미안한 마음도 커집니다. 사람의 명운이 하늘에 달려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언니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는 나의 사랑하는 언니가 오랜 시간 웃음 가득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한 삶을 채우기를 기도합니다.

시인 이정인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인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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