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대관령은 강릉시와 평창군 사이의 령으로 높이 832m에 길이는 13km이다.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문화의 전달로라고도 일컫는다.

대관령이라는 지명을 이 지역 사람들은 대굴령이라 부른다. 고개가 험해 오르고 내릴 때 대굴대굴 구르는 고개라는 뜻에서 대굴령을 한자로 적어 대관령이 되었다고 하며 바우길이라고도 한다.

대관령 옛길은 고개 중간에 있는 반정에서 내려가는 길과 대관령 박물관이나 부동(가마골)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반정은 길의 절반이 되는 위치라는 뜻이며 강릉과 횡계 사람들은 반쟁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인류 무형문화 유산이 세 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는 대관령 국사 성황당이다.

판소리와 종묘제례약, 강릉단오제는 잊어서는 안될 소중한 문화제이다. 국사 성황당을 뒤로 하고 조금 올라오니, 동쪽으로는 동해 바다와 강릉 시가지가 한 눈에 보이고,  아홉 폭의 주름 치마처럼 대관령의 고원 평탄면과 겹겹의 구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관령은 강릉이 고향이었던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을 데리고 함께 넘던 길이기도 하며, 영동 지방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을 가기 위해 넘기도 하고, 영동지방의 보부상들이 짐을 지고 오르던 고갯길이었다.

신사임당이 어머니를 그리며 쓴 사천시를 읽으면서 부끄러움에 숙연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반정에서 시작되는 대관령 옛길은 계속해서 내려가는  내리막길로, 마치 고향 집으로 가기 위해 굽이굽이 돌아가는 푹신한 흙길 같기도 한데 어딘가 낯설지 않은 정감이 있는 길이었다.

사친시(思親詩 / 부모를 그리워하며 지은 詩)
- 사임당 申씨 -

천리 길 친정은 만겹 산봉우리인데
가고파 하는 마음 꿈에서일 뿐이네
한승정에 비치는 달 둥글게 떠있고
경포대 앞에는 찬바람이 휩쓰네

갈매기는 모랫벌에 모였다 흩어지고
물결위에 고기배는 들고 나나니
언제나 다시금 고향집에 돌아가
색동옷 입고 어머니께 어리광할까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시댁인 한양으로 가기 위해 대관령을 넘으면서 강릉을 돌아보며 지은 사친 시다. 신사임당과 율곡이 걸었던 길을 걸으니 감회가 새롭다.

느릿느릿 금강 소나무의 삼림욕을 즐기면서 옛길을 걷다가 계곡에서 발을 담그면, 달콤한 휴식으로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느림의 철학을 새삼 일깨워 준  대관령 옛길의 트레킹은많은 유례와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어  정겨운 길이었다. 그래서 시인의 길을 걸으며 멋진 산행을 꾸준히 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