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초고속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저출산 현상은 안타까움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학교들이 폐교가 되고 젊은 인구가 줄어가는 현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아쉬움이기도 하다.

유년 시절에는 명절 이맘때 쯤이면 온통 시끌벅적한 계절이 되고, 시골 학교는 가을 운동회에 모인 사람들의 행복한 소리로 가득할텐데 지금은 그런 모습들이 점점 사라져 가니 안타까울 뿐이다.

추석때면 세련되지 않은 그릇이지만 엄마의 봄 여름이 담긴 도시락을 먹으며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그 소리가 너무 그리워 눈물이 날 때도 있다. 얼마 전 경기도 화성에 물꽃 마을이라는 동네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축제에 초대잠을 받았는데 어르신들 응원하러 오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부모님이 가신지 오래다 보니 어르신들 축제라는 말에 마음이 끌려 물꽃마을 축제에 참여하기로 했다. 마침 가을의 전령사인 비도 촉촉하게 내려주니 왠지 괜찮은 하루가 될 것 같았다.

반갑게 맞이해 주는 어르신들 모습을 보며 부모님 대신 의 만족감도 느껴지는 날이었다. 시골 동네답게 넉넉한 인심으로 잘 차려진 상에는 어르신들의 한해살이가 화려하게 올라와 있어 군침을 돌게 했다.

도회지에서 느낄 수 없는 환대와 어르신들의 웃음을 보니 역시 시골뜨기인 내 정서와 맞는것 같아 마음도 덩달아 행복해 진다.

가을 풍경과 더불어 정성이 가득한 축제는 말을 잘하지 않아도 흥겨운 소통이 되고 행사를 진행하시는 분의 구수한 입담에는 어깨가 저절로 덩실거려졌다.

하루가 맛있게 익어가는 것을 보며 미완성이었던 인생 지도의 위치를 정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보기로 한다. 인생의 축제 한마당도 보람 있고 멋지게 만들어 보면서 말이다.

시인 이정인은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