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언제나 그렇듯 어김없이 새벽 4시가 되면 눈이 떠지고 그때부터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일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생각의 놀이터도 만들어보고 상상의 세상으로 훌쩍 다녀와 보는 것도 나만의 즐거움이 되는 아침놀이입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걷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걷는 일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실은 별거 아닌 것이 아닙니다. 인체에도 이로운 점이 많다고 하지만 아침을 걷는 즐거움 중에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가장 큰 수확입니다.

아침을 통하여 세상과의 고리들을 정리하는 습관도 만들어 봅니다. 오십이 넘어 시작한 사업에서 연결된 사람들과 주고받은 문자의 내용도, 새벽에 다시 검토를 해보면 어제와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하고 정답은 아닐지 몰라도 새로운 방향의 출구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나의 내적 동기를 다시 찾아내며 나에게 주어진 것 중에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도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엄마로서 자식을 성장시킨 것도 삶에 기여한 것 중 하나고, 나의 꿈을 쉰이 넘어 다시 주섬주섬 챙겨보는 것도 내 삶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나를 변화시킨 것 중에 가장 핵심적인 작용을 했던 것은 날마다 감사로 감정을 적어 보는 감정 노트 만들기였습니다. 작은 수첩에 매일매일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문구를 5개씩 적어보는 것인데, 어느날 부터인가 감정 노트가 기쁨의 책 한 권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가라앉은 날 나의 감정 노트를 펼쳐보면  선물, 기쁨, 설레임, 신뢰, 새로움, 시작, 흥분, 도움, 시간정리, 따뜻한 바람, 세멘트 속에서 인사하는 민들레 한 송이의 웃음 등,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긍정과 기쁨의 언어들이 가득히 나를 바라봐 주며 거대한 위로를 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돕니다.

수축하던 마음의 근육이 다시 이완 작용을 하며  나를 다시 용기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여러 권이 넘게 만들어진 나의 감정 노트는 세상 어떤 책보다 나를 더 설레게 해 준다는 기쁨입니다.

왜 사느냐고 물으신다면...

자신을 더 사랑하고 사람을 더 사랑하면서 나이의 길이가 아닌, 마음의 길이로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나의 선한 친구들과 더 멋진 삶을 잘 살아내겠습니다.

오늘도 아침을 걸어볼 참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건너가는 자연의 변화를 마주해 보는 즐거움을 만나러 말입니다.

시인 이정인은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