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여름이 더위를 처분하는 처서를 맞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가을이 반겨준다. 그동안 푸르름으로 수놓던 은행나무도 벌써 누렇게 새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건너편 아파트 정원에 단풍잎들도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그토록 곁에서 친하게 지내던 에어컨과 선풍기도 외면하게 되니 은근히 섭섭해 하는 느낌이다.

가을에는 조상님과 부모님께 효를 실천하는 대명절 추석이 있기에 더욱 부모님 생각이 난다. 추석날은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던 가족들이 만나서 부모님과 집안의 어르신들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아울러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정을 북돋우며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며 차례를 올리는 날이다. 한동안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소하여 오랜만에 가족들의 만남을 기다리는데 다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 기승을 부리니 안타까운 마음 가득하다.

얼마 전 책을 읽다가 조금 낯선 구절을 보았다. 요즘 어른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 오로지 현금뿐이라고 돈을 드려야만 기운이 나신다며 돈이 최고의 효도라고 강조하였다. 작가는 아직 부모님들의 깊은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물론 부모님께 현금이나 여행 등 물질적으로 베푸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병원에서 눈을 감으면서도 오로지 자식의 행복을 발원하시는 분이다. 자식을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 온갖 희생에 눈물을 머금으며 자식을 사랑하는 분이다. 자식이 부모님께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은 가족들을 사랑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결국 자식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곧 부모님의 행복이며 최고의 효도가 된다. 가정은 몸과 마음이 하나로 뭉친 가족의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복의 보금자리이다. 추석을 맞아 보름달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가족 모두를 사랑하며 효를 실천하는 뜻 깊은 명절이 되기를 기원한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