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곱게 피어난 벚꽃이 바람에 살랑살랑 가지를 흔들며 길가는 사람들을 반긴다. 사람들은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잎 사이에서 아름다운 마음을 가득품고 즐긴다. 그중에 커피를 손에 들고 연인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 나누는 모습도 꽃과 잘 어울리는 시기이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때와 장소에 상관하지 않고 커피와 차를 즐긴다. 예전에는 깊은 산사에서나 맛볼 수 있는 전통차도 일상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차 문화도 많이 발전했다. 며칠 전 초등학교 친구가 사찰의 전통차를 마시고 싶다고 찾아와서 지리산 작설차를 마시며 순수하였던 동심의 추억을 꽃피웠다.

또 차(茶)가 전해주는 마음자세와 차를 만드는 과정도 설명하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가 쉽게 마시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햇살과 바람 등 자연의 도움과 농부의 땀방울을 통해 차의 새싹이 피어난다. 그 찻잎을 따서 뜨거운 가마솥에 넣고 덖으며 고온으로 수분을 말리고 건조시키는데 그윽한 향을 가진 차는 덖는 과정을 통해서 맛이 더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땀 흘리는 시간과 쇠처럼 나를 달구고 단련하는 시간을 경험한 사람 역시 더 깊어지고 넓어지게 된다. 곧 차(茶)를 덖는 과정에서 인생의 깊은 철학을 되새기게 하는 기회라며 우리도 이 차(茶)와 같이 만인에게 감사함의 존재가 되자며 새로운 삶을 설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차를 대접 할 때는 일기일회(一期一會)를 기억해야 한다. 그 뜻은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일생에 단 한 번밖에 만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곧 지금 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서로가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그윽한 차를 즐기듯 인생을 가장 맛있게 음미하는 삶을 열어가기를 다짐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