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넵스 헤리티지 1라운드 15번홀에서 버디퍼팅을 성공후 엄지를 치켜세우는 박부원 프로(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노래도 골프와 흡사하다. 사랑과 이별 노래에서 연인간의 애틋함, 헤어지는 아픔의 감정 표현이지 음정과 박자와 가사에 집중한다면 실패한 노래다.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1960년대인가, 한때 우리나라는 ‘쥐잡기’를 국가정책으로 실시한 바 있다. 국민위생보호와 식량보호를 위해서, 가뜩이나 식량부족으로 허덕이는데 쥐가 쌀을 많이도 훔쳐 먹은 게다.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는 표어가 나올 정도로 당시의 쥐잡기는 가히 전쟁이라고 할 만큼 범국민적 애국활동이었다. 해마다 몇 백만 마리를 소탕했다니 쥐약 공장은 아마도 대박이 나지 않았을까?

그런데 쥐는 쥐약을 왜 먹을까? 생뚱맞은 질문일 수 있지만 골퍼들의 실수를 생각해본다면 의미가 있는 질문이다. 그 이유는 물론 살기위해 먹을 것이다. 하지만 먹으면 죽는다는 사실, 쥐는 이 사실을 알 까닭이 없기 때문에 의심 없이 쥐약을 먹는 것이다.

필드위의 있는 골퍼들도 마찬가지이다. 손목의 모양을 생각하고, 하체 동작을 애써 만들고, 어깨 턴에 힘쓰며, 집중 아닌 집중에 열심이다. 이런 노력이 골프를 잘하기 위한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게임에서의 집중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노력은 결국 골퍼에게 쥐약이 되고 만다. 골퍼는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의심 없이 쥐약을 먹는 것이다.

집중이란 now and here,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만 초점을 맞춘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골프에서의 집중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골퍼는 게임에서 어떠한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스윙 중에 특정 동작을 만들고, 부분 부분의 섬세한 동작을 구현해내는 일이 결코 아니다. 게임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일은 타깃(target)을 정하고 타깃으로 공을 보내는 일에 있다. 게임의 본질은 공을 쳐 날리는 것에 있는 것이지 타깃과 상관없는 예술동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골프경기를 보자면 페어웨이를 걷다말고 백스윙을 타령하는 선수, 임팩트 모양을 만들어 보는 선수들이 있다. 미스 샷을 했다고 해서 ‘내 스윙에 어디가 이상이 있는 걸까?’ 의심하는 것은 쥐약을 먹는 것과 같다. 1초 남짓한 짧은 시간에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으랴. 이렇게 순간적인 시간에 어느 특정 동작이 머릿속에 들어온다면 스윙 리듬은 이미 깨진 것과 다름없다.

그럼 K팝스타 오디션 장으로 가보자.

2AM의 ‘이 노래’라는 제목의 노래는 돈이 없어 해줄게 없는 여자 친구에게 ‘노래’라도 불러주겠다는 남자친구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사랑노래이다. 4명으로 구성된 남성그룹 참가자는 각자의 파트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심사위원들로부터 예상 밖의 혹평을 받는다.

심사위원 : 다들 노래를 너무 잘하려고 해요. 그러니까 무대 위에서 지금, 음정, 하모니 막 생각이 너무 많아서 가사를 전달 못하고 있어요. 이 가사 지금 부르기 얼마나 좋아요. 네 분 다 지금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면 사실 아직 여자 친구한테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요. 본인들이 이 가사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부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거를 음정, 박자로 접근한 게 너무 실수인 거 같아요. 심하게 생각하면서 노래를 한 것 같아요.

노래에서도 집중의 사례는 골프와 흡사하다. 노래를 잘한다는 일은 멜로디에 나의 감정을 싣는 일일 것이다. 사랑 노래라면 연인간의 애틋함을 표현해야 할 것이고, 이별 노래라면 헤어지는 아픔을 표현해야할 것이다. 이렇게 감정에 집중해야 할 순간, 음정을 생각하고, 박자를 맞추고, 가사를 또박또박 부르는 일에 집중을 했다면 이미 그것은 실패한 노래가 될 것이다.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영국을 입다! European Neoclassic 위프와프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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