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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 성공할 확률은 1%, 부모는 ‘자식 레슨이나 하려고 골프...’ 운운하지만 골프행정가도 선수 못지않은 성공이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시급한 과제다.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한국의 골프교육은 그 행태를 들여다보자면 가히 기형적인 구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대다수의 운동선수가 그러하듯이 골프선수들 역시 학교교육과는 담을 쌓고 있으며 공부에 대한 관심은 멀어진지 오래다. 정부방침이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표방한다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오로지 좋은 골프성적만이 내일의 숙제이며 골프 잘 치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되어버렸다. 과연 이것이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잘하고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는가?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골프선수들은 인성교육 및 교양, 기초학습에서 저만치 뒤쳐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영어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자기소개서 한 장 제대로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골프선수로 성공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어디 그것이 쉬운 일인가? 골프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전체 선수 중 1%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선수생활을 마치고 나면 그들은 하나같이 레슨시장으로 내몰리고 만다. 사실, 레슨 이외에는 할 것이 없다. 골프선수를 자녀로 둔 부모들 중에는 “레슨이나 하려고 골프 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그것은 아직도 버리지 못한 미련과 마지막 남은 자존심일 뿐이다.

이제 한국의 골프레슨 시장은 레슨 수요에 비해 지도자 과잉공급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너도나도 하는 말이 ‘이제는 레슨으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물론 레슨이라는 일을 비하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난다면 일어나서 박수쳐줄 일이지만 이 바닥 역시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음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아마추어 선수들 중에는 프로가 되지 못해 골프를 떠나기도 하지만 프로가 된다 해도 투어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별 볼일이 없다. 또한 투어에 진출한다 해도 시합에서 두각을 내지 못한다면 역시 마찬가지이다. 바늘구멍 같은 프로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선수들은, 그들이 생활을 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직 레슨밖에 없다.

그러나 골프에 관련된 일은 레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골프마케팅, 행정관리, 영업관리, 골프장관리, 코스관리, 코스디자인, 클럽관리, 고객관리, 선수에이전트, 전문캐디, 골프트레이너, 골프심리상담, 골프교수, 학교선생 등 골프 선수가 선택할 수 있는 진로는 실로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오로지 골프연습장만을 전전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할 줄 하는 것은 오직 골프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기초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엄두도 못내는 것이다. 골프만 잘 치는 바보가 따로 없다.

당신의 자녀를 이렇게 골프만 치는 바보로 만들 것인가? 이제는 죽어라고 운동만 시켜야 할 시대는 지났다. 선진국들은 어찌하여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그토록 만들려고 하겠는가? 진로 이전에 온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며, 학생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임을 다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애쓰고자 하는 그들의 선견지명인 것이다.

이제는 한국의 골프교육도 변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골프만 강요하지 말고 학업도 병행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다못해 글쓰기, 기초영어, 문서작성(컴퓨터)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학습기회를 주어야 한다. 골프는 특히 하루 종일 연습장에 매달려 있지 않아도 우승할 수 있는 경기력을 얼마든지 키워낼 수 있다. 더군다나 학생들의 뛰어난 지적능력을 외면하는 우리 어른들의 실수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공부는 또한 골프선수의 이성적 판단력과 응용력 그리고 돌발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을 키워줌으로써 골프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만 잘 치는 바보! 선배프로들의 회한 섞인 한숨 소리가 훗날 자신의 처지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연습장만 전전해야 하는 자신의 처량한 신세에 언젠가 내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부디 도박 같은 골프 판에 놀아나지 말고 내 자녀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고민했으면 싶다.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영국을 입다! European Neoclassic 위프와프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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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골프, 마음의 게임, 저자 이종철 / 도서출판 예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