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에게 숏게임 레슨을 하고 있는 주흥철 프로

골프의 속성은 등한시 한 채 아이의 구력이 경기력과 비례하지 않는 현실 이해 어려워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한국 골프는 바야흐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남자골프의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을 비롯하여 박세리, 유소연, 최나연, 신지애, 이보미, 이에스더, 박인비 등 수많은 한국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당시 김효주 선수의 LPGA투어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은 여전히 한국 골프가 정상에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또한 300만에 가까운 골프인구와 500여개에 달하는 골프장은 한국 골프산업의 양적 규모가 최대치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대한민국에서의 골프가 더 이상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들의 생활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골프의 저변 확대는 내 자녀에게 골프를 접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제공하면서 주니어 골프 선수들의 양적 증대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는 골프 선생의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존재하고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되곤 하는데 이것은 한국 골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골프 기계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곤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한 몫 하고 있기도 하지만 골프선수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적지 않은 경제적 비용이 들어가는 말 못할 속사정이 있기도 하다.

돈은 돈대로 들어가지, 실력은 안 늘지, 속은 타들어 가지, 애 노는 꼴은 더 이상 못 봐주겠지, 아이에게 ‘더 열심히’를 강요하며 ‘정신상태가 어쩌구저쩌구’ 아이의 자존감만 더 헤치고 만다. 심지어는 선생 탓하기를 밥 먹듯 하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 일쑤인 경우도 있다. 골프의 속성을 제대로 알 리 없는 부모들이 연습량(구력)이 아이의 골프 경기력과 비례하지 않는 현실을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일거수일투족 뒷바라지를 위해서 뜻하지 않는 고생길에 직면한다.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생업 포기를 불사하고, 늘어나는 대출, 점점 기울어져 가는 가세를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는 웃지 못 할 말들이 오간다. ‘1년에 망하고 싶으면 도박을 하고, 3년에 망하고 싶으면 주식을 하고, 10년에 걸쳐 망하고 싶으면 아이에게 골프를 시켜라.’ 급기야 가정의 운명을 아이의 성공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은 프로무대에 들어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한다면 참으로 다행이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데 있다.

무엇이든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는 가슴 아픈 자의 그늘이 있듯이 아이의 골프 입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취미로 시키는 것이야 별 문제가 안 되겠지만 선수를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은 다가올 뒷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할 문제이다. 아이가 골프를 그토록 계속하고 싶어 하는데 뒷바라지가 안 된다면 어찌하겠는가? 그만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레슨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지도를 해야만 하는 일선 지도자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왕지사 들어간 길이라면 부모들 역시 골프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성질대로 아이를 다그칠 일이 아니라 시행착오 과정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최소 입문 후 5-6년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100타 90타 80타 70타 그리고 언더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렇게 꾸준한 실력향상을 기대하겠지만 오늘 언더파 치고 내일 90타 칠 수 있는 것이 골프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라고 잘 치고 싶은 마음 없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골프다. 애꿎은 아이만 탓만 하지 말고 골프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영국을 입다! European Neoclassic 위프와프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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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골프, 마음의 게임, 저자 이종철 / 도서출판 예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