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취재대상으로 인식, 도시의 어두운 부분을 파헤쳐 뉴욕의 이중성을 대중들에게 환기시켰다. 사건 취재를 위해 경찰의 통신망을 도청, 경찰보다 먼저 사건현장에 도착해서 취재활동을 했다

[골프타임즈=김영태 사진비평가] 20세기 초반에 망판인쇄술이 보편화되고 1936년에 헨리루스(Henry Luce)가 라이프지를 창간하면서 저널리즘 사진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또한 이 시기에는 소형카메라가 빠르게 진화하면서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사진취재 활동에 많은 도움을 줬다.

렌즈의 밝기가 향상 되고 필름의 감광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스냅촬영이 가능해졌고 스피드그래픽으로 인해 좀 더 다양한 환경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게 되어 사진취재의 폭이 넓어졌다.

포토저널리스트들은 일간지나 화보잡지에 필요한 뉴스적인 가치가 있는 사진이미지를 제공하거나 특정한 취재대상을 선정 심층적으로 접근해 사진작업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한 사진가 중에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사진작가인 위지(Weegee 1899~1968)가 있다.

위지는 주로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취재대상으로 삼았는데,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어두운 부분을 파헤쳐서 도시의 이중성을 대중들에게 환기시켰다.

그는 신속하게 독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서 경찰의 통신망을 도청하기도 했다.

경찰보다 먼저 사건현장에 도착해서 취재활동을 했다고 한다.

범죄 현장이나 사고현장에 항상 나타나서 취재함으로써 대중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도시의 차가운 모습을 들추어 낸 것이다.

그는 허리우드 배우들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도 찍었는데, 배우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사진들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위지의 사진은 미학적이기보다는 반미학적이고 차갑고 비정한 시선으로 대도시를 관찰한 결과물이다.

1955년에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에드워드 스타이켄이 기획한 ‘인간가족展’의 주제와는 다른 선상에서 존재하는 사진이다.

뉴욕은 많은 사진가들이 다루었지만 작가의 의도와 관점에 따라서 많은 차이점이 발생한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여성사진가인 베레니스 애버트가 찍은 뉴욕사진은 역동적이고 희망에 차있다.

그에 비해서 위지가 바라본 뉴욕은 음침하고 참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도시의 어둡고 부정적인 측면을 포착해서 시각화했기 때문이다.

그 후 1950년대 중반에 윌리엄 클라인이 기록한 뉴욕은 또 다른 관점에서 그 시대를 반영한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한 대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도시인들의 삶과 문화를 비평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결과물이다.

물질문화에 의해서 소외되고 있는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이처럼 같은 대상이라도 사진가의 시각과 시대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전달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작품은 위지가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찍은 뉴욕사진의 일부다.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취재활동을 했기 때문에 자연광보다는 인공조명(스트로브)을 사용하여 사진을 찍을 때가 많았다.

여기에 실린 사진도 마찬가지로 스트로브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주된 피사체가 강하게 부각되고 배경은 어둡게 재현됐다.

이러한 장면을 재빠르게 포착하기 위해서는 35mm 소형카메라를 사용해야하고 순각적인 판단력이 뛰어나야 한다.

대도시의 밤거리는 늘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이 위험한 것을 무릎서고 취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가 혹은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위지가 포토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한 시기는 아직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이전이다.

그러므로 대중들은 인쇄매체를 통해서 세상에 대한 소식과 정보를 접하고 이해했다.

그만큼 일간지나 화보잡지에 실리는 사진의 영향력이 대단했다.

문자는 추상적이므로 특정한 사건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사진은 직접적이고 충격적이다.

또 보는 이들은 현실 그 자체로 인식한다.

이러한 관점 때문에 사진의 진실성에 대한 신화는 오랫동안 지속됐다.

현재 사람들은 대부분 디지털테크놀로지 때문에 사진이미지가 너무나도 쉽게 조작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사진들은 진실 혹은 현실 그 자체라고 이해하고 신뢰한다.

그러므로 포토저널리스트나 편집자들의 윤리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사진은 매체적인 특성상 진실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특정한 현실이 찍는 이나 편집자의 주관에 의해서 과장되거나 왜곡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되는 사진을 보는 독자들도 사진의 이러한 매체적인 특성을 이해하고서 결과물의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

위지의 작품은 거의 한 세기 전에 발표된 오래된 사진이지만 한 장의 사진에 내재된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시각을 일깨워준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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