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화성 행궁 야간개장을 다녀왔다.

추석 연휴라 사람도 많았다. 그 많음도 즐기면서 가을햇살 속을 거닐었다. 공영주차장에 가까스로 주차를 마치고 화서문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금 부지런했다면 수원성곽을 도는 순환버스나 화성어차를 탈 수도 있으련만 미리 예약을 하여야 탈 수 있다.

화성어차는 순종황제가 타던 자동차와 조선시대 국왕이 탔던 가마를 모티브 하여 만들어 색다른 느낌이다. 연무대, 화홍문, 화서문, 팔달산, 화성행궁, 팔달문, 수원 화성 박물관등을 순환하는 화성어차를 타고 궁궐 주변을 구경해도 좋겠다.

그새 가을이다. 바람도 살랑 부니 걷기에도 최적이다. 행리단길을 걸으며 한옥카페와 예쁜 소품들을 구경하고 벽화마을을 지나 저녁나절엔 수원왕갈비 통닭을 두 시간 기다려 생맥과 함께 통닭을 먹었다. 가족단위로 모여들 앉아 통닭 들고 맛나게 먹는 모습이 한가위 맞다.

화성행차 5년. 영명한 지혜와 불굴의 추진력과 지칠 줄 모르는 정력의 소유자 정조가 1789년부터 준비하여 1794년 봄에 착수하여 1796년 가을에 완료 된 화성행궁. 뒤주에서 죽은 사도세자 아버지의 무덤을 화산으로 옮긴 뒤 팔달산 일대에 ‘용이 날아오르고 봉황이 춤을 춘다’는 명당자리에 화성건설을 이루었다.

그 해에 아버지 묘소인 현륭원에 전배하고 다음날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화성행궁에서 열었다. 효심이 지극하고 화성행차 가는 길 오는 길에 백성들의 고충을 친히 듣고 면책과 상을 내리며 민정도 살폈다.

정조가 남긴 ‘화성성역의궤’는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전세계인의 문화 가치 자산이 되는데 1등 공신이 되었다. 수백 년 전에 지어졌던 성을 100%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 가능하다는 사실에 심사위원들이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옛날 그 옛날에 그토록 정교하게 한강을 건너는 ‘배다리’는 11일 만에 다리가 건설되었고 정조의 ‘노량주교도섭도’는 과학기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거사이기도 했다.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야간행궁을 돌며 더 자세하게 보고 싶고 알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10월 9일에 정조능행차가 있다 하니 다시 달려가 볼 일이다.

야간행궁 별궁에서 보는 추석 한가위 대보름달이 둥그렇게 내려다보고 있다.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