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그는 나이 60에 비혼자(非婚者)다.

맑고 깨끗한 영혼은 그래서인지 삐지기도 잘한다. 음악을 사랑하고 가르치며 때 묻지 않은 영혼으로 살아가는 그는 까다롭다.

그 앞에선 예의를 갖추어야 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걸 지켜보지도 못한다. 존중해주어야 하며 뜻하는 바는 이루고야 만다.

선생님으로 정년을 3년 앞두고 퇴직하여 자유로운 영혼답게 카메라 하나 메고 세계여행을 나섰다. 어린 왕자가 이 별 저 별을 옮겨 다니듯이 그도 색다른 세계를 찾아 다녔다. 그렇게 다니던 길에 열악한 환경의 약소국에서 만난 아이들이 눈에 밟혀 귀국 후 다시 그 약소국을 찾아갔다.

이런저런 사정을 듣고 그 동안 모아 둔 노후자금에서 반을 덜어 후원하기로 결정하고 단, 학교 졸업까지만 지원약속을 하였다. 주변에 도움도 함께 받으며 그곳에서 6개월씩 보내며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이태석 신부님이 남수단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었듯이 그도 그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은 게다. 그는 자연을 살피고 사람도 살피며 그의 집 마당엔 온갖 꽃과 나무들이 비밀의 정원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가 살피는 사람들처럼 자유로우며 꾸밈이 없다.

우리에게 한 끼 식사자리 오만 원이 그들에겐 한 달 생활비로 학교를 갈 수 있는 최소의 길이 된다. 길을 열어 주고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지침이 되어준다. 우리가 가진 것들을 움켜쥐는 것이 아닌 나눌 줄 아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사람과 사람관계에 서로 길들여 지지 않는 순수함이 보이지 않는 손길로 세상을 밝히고 있다. 사람들에 따라 서로 다른 존재로 해야 할 일을 찾아 꿋꿋하게 만들어 가는 의미를 본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의미와 무의미, 오늘을 어제와 다르게 보는 방향을 일깨워준다.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있는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상을 보면서 그가 떠올랐다. 삶의 여러 방향을 보여주었던 어린 왕자처럼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삶의 방식을 닮고 싶다.

해 지는 바닷가에 서 있는 그의 어깨가 찾지 못한 친구를 그리워하는 어린 왕자처럼 외로워 보이는 건 왜 일까?

가을과 함께 ‘어린 왕자’을 만나봐야겠다.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