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일 년 중에 가장 더운 삼복더위를 지나고 있다. 나의 생활공간인 빌딩 숲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며 일 할 때는 흐르는 땀을 막을 길이 없다. 요즘은 더위를 식힌다는 생각보다 하던 일도 모두 접고 그저 편안히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도 역시 일을 잠시 미루고 두 발을 뻗고 쉬려는 순간 “一日不作 一日不食”(일일부작 일일불식), 그동안 삶에 교훈으로 되새기던 문구가 눈앞에 스쳐온다.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그 날은 밥을 먹지 말라”는 백장선사의 말씀으로 불교의 수행준칙의 뜻깊은 가르침이다. 스님이 95세의 노환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일하시는 것을 보며 젊은 제자들은 송구스러워 몇 차례 만류했다. 그래도 계속 일을 하셔서 하루라도 쉬시라는 의미로 스님의 연장을 감추었다. 그런데 공양(식사) 시간에 참석하지 않으셔서 모시러 갔더니 "하루 일하지 않았으니 하루 먹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무슨 일이든 준비가 없으면 나중에 곤란을 받으니 수행자들은 어떤 일이든 열심히 정진하라는 무진 법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추구하던 일이 꾸준한 노력으로 달성했을 때 크나큰 보람을 느낀다. 그렇치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기만 한다면 인생의 참다운 행복은 평생 맛볼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노력하지 않고 성공하고 싶어하는 허망한 꿈을 안고 사는 이들은 씨앗도 심지 않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성공이란 노력의 산물이고 땀의 결과이다. 우리 삶을 되돌아보면 쉽게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목표를 향해서 힘든 고통도 이겨내고 땀 흘리며 꾸준히 노력해야만 세상에서 제일 보람된 성공의 꽃을 피울 수 있다. 그 꽃이 피어나는 순간 인생의 검은 구름이 사라지고 행복의 횃살이 빛날 것이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