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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스님 소리의 향기 제36회] 아카시아 꽃에 스치는 추억

해성스님l승인2022.05.15l수정2022.05.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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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봄꽃들의 잔치가 시들해지는 요음 길거리에 하얀 아카시아 꽃이 산들바람 타고 그윽한 향기로 다가와서 옛 추억을 되살려준다. 어릴 때 아카시아 나무에 꽃이 피면 학교 가던 길도 멈추고 서로 꽃을 따서 맛있게 먹다가 지각해서 선생님께 심한 야단맞던 생각도 스친다. 하얗게 피어나는 꽃 송이송이 한 움큼 먹으면 달콤한 맛과 향이 입안에 가득 채워지는 풍만감은 어디에 비교할 수 없었다. 그때는 꽃의 아름다움은 상상도 못하고 맛에 취해 입을 즐겁게 하던 시절이었기에 더욱 맛있었고 그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도 길옆에 피어오른 흰 꽃을 보니 과수원길 동요가 떠오른다.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네 햐안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친구들과 두 손을 흔들면서 즐겨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니 옛 고향과 그때 그 친구들이 더욱 보고 싶어진다.

아카시아 꽃송이는 참으로 신기롭게 생겼다. 한줄기에 주렁주렁 많은 꽃들이 매달린 모습이 왠지 깊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하나하나 모여서 또 하나를 나타내며 또 우리 모두 하나 됨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그리고 온몸에 하얀 꽃을 피우며 자신만의 향기를 남에게 전하는 것이 사람들보다 더 많은 자비행을 실천하는 고마운 꽃이다.

꽃들은 저마다 자기 특성을 지니고 그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피어나며 다른 꽃과 비교하지 않는다. 꽃도 사람과 같이 남과 비교하면 열등감과 시기심 혹은 우월감이 생길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특성대로 제 모습을 지닐 떼 그 꽃은 순수하게 존재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고달픈 사바세계에 만약 꽃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아픔을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꽃은 단순히 눈을 아름답게 하는 것 보다 함께 살아가는 곱고 향기롭고 부드러운 우리들의 이웃이다. 이와 같이 꽃은 생명의 신비와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어 인간에게 끝없이 열어 보여주면서 깨우침을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시인 해성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  

해성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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