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초등학교 동창의 딸 결혼식을 축하하러 청주에 갔습니다. 코로나19로 연락을 망설였다는 동창처럼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예식장이 아닌 과수원 뜰에서의 결혼식이라고 해 조금은 안심했습니다.

어떤 친목회이든 직책을 맡으면 책임감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모두가 축하객이 되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동창회 총무로 지방 곳곳에 살고 있는 동창들에게 조심스럽게 알리는 데에만 며칠이 걸렸습니다.

시인이자 시낭송가인 저는 결혼 축시 낭송을 하기로 했습니다. 축시는 삼분 이내로 감동은 깊고 길게 남도록 나름대로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 각자의 지방에서 모여드는 일가친척과 동창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이 내려다보이고 갖가지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과수원의 쾌적한 공간에서 멋진 신랑과 아름다운 신부가 소중한 분들의 축복 속에 올리는 결혼식은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이제 부부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두 사람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두 젊은이가 평생 동반자를 맞아 서로 존중하고 부족함은 함께 채워가면서 행복 넘치는 가정을 이루기를 염원했습니다. 그 사랑의 향기로 양가의 빛이 되는 보석이 되고 모두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라는 축시로 축하를 대신했습니다.

그동안 시극과 시낭송 축시 등 많은 재능기부로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화려한 무대보다 초록의 들판과 꽃향기 가득한 과수원 뜰에서의 결혼 축시낭송은 행복의 노래였습니다.

논에는 모내기한 어린 벼가 춤추듯 일렁이는, 황금빛 보리밭의 넓은 들녘을 가로지르면서 마치 고향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집콕’에서 탈출해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 가득히 담아왔습니다. 건강하고 듬직한 청년에게 예쁜 딸을 출가시킨 친구 내외에게 다시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함께했던 동창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시인 송수복은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