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길의 막전막후] 2018년 영화제 대미 장식하는 민족지영화제

논픽션...참여와 관찰, 소통을 통해 영상으로 기록한 영화 윤상길 칼럼니스트l승인2018.12.20l수정2018.12.20 09:3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특별한 영화제가 서울에서 열린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종로 서울극장)는 28~29일 이틀간 민족지(民族誌)영화를 소개하는 제1회 ‘한국국제민족지영화제’(2018 Korea International Ethnographic Film Festival)를 개최한다. 올해 개최된 영화제 가운데 가장 늦게 열리는 2018년 마지막 영화제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민족지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하는 오랜 역사를 가진 논픽션 영화이다. 주로 인류학자들이 제작한 영화를 가리키지만, 다른 문화가 품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오랜 시간 참여와 관찰, 소통을 통해 영상으로 기록한 영화를 의미한다.

현재 민족지영화는 타 문화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영상뿐 아니라 토착민이 자신들의 현실과 삶을 스스로 제작한 영상, 기존 영화나 다큐멘터리의 문법을 뛰어넘는 실험적 작법으로 삶과 문화를 모색하는 논픽션 영화까지도 일부 포함하는 영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서울아트시네마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의 관객 이해를 돕기 위해 학술기관인 한국시각인류학회와 영화제를 공동 주최한다.

영화제는 ‘노래는 춤이 되어 고통의 현실을 넘어’, ‘개막작: 민족지영화의 새로운 흐름’, ‘아이의 성장은 사회문화적 과정이다’, ‘파리 청년의 고민에서 한국 청년을 발견하다’, ‘바다와 함께하는 그녀들의 해방구적 공동체’ 등 5개 섹션으로 나뉘어 각 섹션별로 1편씩의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제에서는 민족지영화 상영 후 관련 분야의 연구를 지속해 온 문화인류학자들이 작품은 물론 관련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도울 특별 강연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은 강연을 통해 영화가 미처 전달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문화적 상징, 가치, 의미체계 등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섹션1 ‘노래는 춤이 되어 고통의 현실을 넘어’에서는 호세 루이스 티라도 감독의 스페인 작품 ‘노, 플라멩코 이야기’(No, A Flamenco Tale, 2016)가 상영된다. 플라멩코 음악과 춤으로 구성된 픽션 다큐멘터리 뮤지컬영화다. 사회경제적으로 불확실성과 폭력이 난무하는 현대 도시의 삶의 현장에 던져진 플라멩코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춤과 노래로 이야기가 짜여있다.

영화 상영 후에는 신한대 조일동 교수가 ‘음악은 어떻게 현실을 품고 치유하는가?’란 제목으로 강연한다. 조일동 교수는 “많은 문화에서 음악은 춤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플라멩코라는 전통적인 춤과 노래가 고도화된 현대 스페인의 도시적 삶에서 어떤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는지 영화 안팎을 오가며 함께 고민한다.”라고 강연 요지를 전한다.

섹션2 ‘개막작: 민족지영화의 새로운 흐름’에서는 시귀르욘 발두르 하프슈타인손 감독의 2008년 아이슬란드 작품 ‘오쉬르’ (Óshlíð - A Visual Ethnography of Fear)가 상영된다. 오쉬르는 아이슬란드의 북쪽 끝에 위치한 어촌 볼룽가르비크로 갈 수 있는 오직 하나뿐인 길의 이름이다. 1950년대 이 도로가 만들어진 이후 산사태, 태풍, 눈사태, 풍랑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는데, 이 길을 카메라가 관객과 함께 걷는다.

‘오쉬르’ 상영 후에는 전남대 이기중 교수가 ‘민족지영화의 의미와 새로운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강연한다. 이기중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는 실험적 성격이 짙은 민족지영화인 ‘오쉬르’의 사례를 중심으로 민족지영화의 새로운 가능성과 흐름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짚어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이의 성장은 사회문화적 과정이다’를 주제로 진행될 섹션 3에서는 시몽 지야르 감독의 2017년 벨기에 작품 ‘볼리 바나’ (Boli Bana)가 상영된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지역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풀라니족 어린 소년들의 성인의례를 담고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소년들이 느끼는 육체적, 심리적 감각과 태도의 변화를 느껴보도록 유도한 작품이다.

섹션3의 강연자는 서울연구원의 정연우 연구원. ‘어린이를 대하는 방식의 문화적 차이에 관하여’란 제목으로 강연한다. 정연우 연구원은 ‘볼리 바나’에 대해 “의학과 발달심리학을 위시한 검증된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현대 국가의 시스템 아래에서 작동하는 체계적인 육아를 꿈꾸는 현대사회의 일원이 보기에는 충격적인 영상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소개했다.

섹션4 ‘파리 청년의 고민에서 한국 청년을 발견하다’에서는 플로리앙 제예르 감독의 2014년 프랑스 작품 ‘정육점 견습생’ (Butcher Boy)이 상영된다.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파리에 살고 있는 열일곱 살 청년. 그는 직업학교에서 정육의 과정을 배우며 정육점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언제나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는 주인공이 직업훈련의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상황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한양대 박준규 교수가 ‘21세기 청년으로 산다는 것은?’란 제목으로 섹션 4의 강연자로 나선다. 박준규 교수는 “한국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취업이다. 동시에 이러한 문제는 세계화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다. 21세기 청년의 삶과 조건에 대해 비교문화적 시선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강연 요지를 전했다.

섹션5 ‘바다와 함께하는 그녀들의 해방구적 공동체’에서는 2016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에서 특별 언급된 클라우디아 바레장 감독의 2016년 작품 ‘아마상’ (Ama San)이 상영된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일본의 작은 어촌마을 와구에서 30년간 함께 잠수를 해 온 세 여성의 일상을 따라간다. 영화는 여성의 힘과 그 힘이 바다와 육지에서 어떻게 길을 잡아나가는가를 보여준다.

안미정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섹션5에서 ‘해녀와 공동체적 삶’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강연자는 “해녀는 불확실한 어로 상황에서 채취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인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보호해야 하는 동료로 얽혀 있다. 표준화와 기계화가 당연한 시대에 잠수의 의미는 무엇이고, 잠수의 공동체적 삶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시각인류학회 관계자는 “민족지영화의 다양한 가능성과 의미를 더 많은 관객에게 알리고 나누기 위해 이 영화제를 준비했다. 나와 다른 혹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온 우리의 여러 모습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민족지영화를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윤상길 컬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골프장TF전략사업기사제보광고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가 50-5 태호빌딩 505호  |  발행·편집인 : 문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정호  |  전화 : 02-2277-7371  |  팩스 : 02-2277-1480  |  이메일 : master@thegolftimes.co.kr
제호명 : 골프타임즈  |  문광부등록번호: 서울 아 02033  |  사업자등록번호 : 202-16-92335  |  통신판매업사업자번호 : 제2012-서울중구-0827호  |  출원번호 : 40-2012-0016887
골프타임즈는 상표법에 의거하여 특허청에 상표(국,영문)등록이 되어있습니다.  |  골프타임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골프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