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길의 막전막후] ‘햄릿’의 다른 모습, 음악극 ‘햄릿 아바따’

햄릿의 다양한 해석과 표현...관객에게 관람 재미와 흥미 유발 윤상길 칼럼니스트l승인2018.12.06l수정2018.12.0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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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은 연극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하고픈 ‘꿈의 무대’이다. 그래서 연출자와 배우 그리고 각색자는 그들 나름대로 극을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는 독특한 무대를 만들어왔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참고 견딜까? 성난 파도처럼 맞서 싸울까?”라는 전설의 명대사가 지닌 메시지를 “나 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던지고 싶은 욕망, 그 로망 때문이리라.

극의 형식에도 변화는 계속됐다. 1599년에서 1601년 사이에 쓰인 ‘햄릿’은 당시에는 작은 레퍼토리 극단에 의해 공연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대형 극장에서 공연되는 대작으로 구분된다. 정극뿐만 아니라 뮤지컬 넘버로도 공연된다. 희곡의 원래 제목은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인데, 흔히 줄여서 ‘햄릿’으로 부른다.

‘햄릿’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클라우디우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보여준다. ‘햄릿’이 보여주는 이야기 구조와 인물의 깊이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공연에서는 액션이 주요 플롯 장치로 등장하고 다른 공연에서는 잔인한 살인을 둘러싼 복잡한 철학적 사색이 보다 중요하게 부각된다. 비평역시 관점에 따라 햄릿의 무의식적 욕망에 초점을 두기도 하고 여성주의 비평가들은 오필리어와 거트루드에 주목하기도 한다.(위키백과)

국내에서 공연된 ‘햄릿’의 제목이 극단에 따라 ‘햄릿:살아있습니까? 살겠습니까?’, ‘햄릿:얼라이브’, ‘nabis 햄릿’, ‘햄릿왕 피살사건’. ‘햄릿-존재의 방식’ 등등 여러 제목으로 변형된 이유도 다양한 해석과 표현 방식의 차이에 따른 나름대로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관객에게 서로 다른 ‘햄릿’을 관람하는 흥미와 재미를 안겨 준다.

극단 서울공장이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햄릿’의 제목은 ‘햄릿_아바따’이다. ‘햄릿’을 ‘아바따’란 모호한 수식어로 포장한 의도에 대해 극단측은 “공연을 보아야만 이해가 되는 수식어”라는 입장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아바타’(개인을 대신하는 캐릭터)가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에서 유래한 것이고, 이 연극의 햄릿이 ‘광대 햄릿’이란 대목으로 유추할 때 ‘아바타’와 광대의 속칭인 ‘딴따라’를 합성한 조어일 수 있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햄릿 아바따’는 음악극으로 공연된다. 음악극은 뮤지컬이나 오페라와는 다른 장르의 극 형태로 의상이나 안무 등의 요소보다 배우의 연기에 좀 더 집중한, 음악으로 포장된 극의 형태이다. ‘햄릿’같은 비극을 편안한 느낌으로 관극하기에는 알맞은 장르이다.

‘햄릿 아바따’는 극단 서울공장의 예술감독인 임형탁이 각색하고 연출한다. 임형택은 이 음악극에서 거짓 광기를 통해 복수를 꾀하고자 했던 햄릿을 광대로 재해석한다. 그는 햄릿이란 인물을 광인(狂人)에서 광대(廣大)로 변형시킨다. 현대의 햄릿은 광대여야 한다는 해석이다. 여기에서 햄릿은 정치에 관심 없이 노래 부르고 연극을 하거나 무술수업을 받는 철없는 왕자로 설정됐다.

음악극인 만큼 이 작품의 음악감독은 연출자 이상으로 어깨가 무겁다. 윤경로, 그가 음악감독이다. 작곡가이기도 한 그는 이미 최고의 감성 기타리스트로 연주인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공연마다 섬세한 내공이 실린 새로운 음악으로 관객을 매료시켜온 그는 지난 8년간 임형택 연출과 연주자로, 작곡가로 호흡을 맞춰 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햄릿과 오필리어의 내면을 아련히 드러내는 노래들을 선보이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번 작품은 국내 정상급 세션들이 모인 프로젝트 그룹 ‘햄릿밴드’가 연주를 맡는다.

음악극인 만큼 연기 못지않게 가창력이 뛰어난 배우의 캐스팅은 필수. 대표적인 출연자는 가수 이나겸이다. 걸그룹 카라, 레인보우 등의 보컬 트레이너를 지냈고, 평론가들로부터 “특히 고음 부분에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스킬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노래 잘 하는 배우이다. 그는 ‘오필리어의 영혼’ 역을 맡았다. 오필리어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자 모든 등장인물들을 어루만지고 안아주는, 순수와 치유의 상징인 인물이다. 이 배역을 통해 그는 감성적이면서도 영혼이 담긴 가창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극의 중심에 서는 여주인공 거트루드 역은 성우이자 배우인 이선이 맡았다. 그는 안젤리나 졸리, 모니카 벨루치, 카메론 디아즈 등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전담자이며, 아이들의 영원한 대통령인 뽀로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노래 실력 또한 뛰어나다. MBC 인기 음악프로그램인 ‘복면가왕’에 ‘왕눈이 친구 아로미’로 출연,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전력도 있다. 또한 영화 ‘짐작보다 따뜻하게’(감독 이상민)에서 주연을 맡아 충무로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그야말로 ‘전천후 스타’이다.

내로라하는 스타급 스태프와 배우들이 만드는 ‘햄릿_아바따’는 이번이 초연은 아니다. 2014년 초연돼 주목받았고, 2015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초청공연과 인도 순회공연, 2016년에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마니아 관객들을 확보하고 있는 연극이다. 또 평창올림픽을 기념한 ‘한중일 컬처로드’의 한중일 합동공연으로도 무대에 올렸는데, 공연 때마다 “간결하지만 섬세한 조명과 의상, 광대들의 열기, 생생한 라이브 연주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강렬한 시청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8년 겨울, 연극계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주목받는 ‘햄릿_아바따’는 또 어떤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까. 임형탁 연출은 “올해의 ‘햄릿_아바따’는 연기파 배우들과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만나, 한층 더 탄탄하고 완성도가 높다. 상반되는 두 세계의 필연성을 마주함으로서 실존의 고뇌를 부여안고 삶의 긍정적 의미를 찾으려는 ‘햄릿’과 ‘햄릿의 아바따’를 통해 관객들은 스스로의 영혼을 찾는 아름다운 여행의 동행자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긴 작품으로 영어로 된 문학 작품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햄릿’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이며, 오늘 날에도 ‘햄릿’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누군가에 의해 공연되고 있다. 극단 서울극장의 ‘햄릿_아바따’는 어떤 모습의 ‘햄릿’일까. “뛰어난 시적 상상력, 인간성의 안팎을 넓고 깊게 꿰뚫어보는 통찰력, 놀랄 만큼 풍부한 언어의 구사, 매우 다양한 무대형상화 솜씨 등에서 그를 따를 사람이 없다.”는 임형탁 연출의 ‘햄릿’을 기대한다.

윤상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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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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