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길의 스타톡톡] 배우 박보결, 나는 오늘도 새로운 역할을 꿈꾼다

가수로 대중음악계 도전장 ‘보고 싶다’ 뜨거운 반응...추억과 기억을 남기고 싶다 윤상길 칼럼니스트l승인2018.11.30l수정2018.12.1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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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지난해 5월까지 경주시립극단의 단무장(단원 관리 감독 책임자)을 역임한 배우 박보결(50)은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악극, 마당놀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에게도 무대예술이란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도전의 대상이다.

얼굴만 예쁜 배우라는 대중의 편견, 지방 연극인이라는 불편함, 스스로가 쳐놓은 울타리 안에 갇히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앙의 중견 공연계 인사들이 주목하는, 오늘의 ‘대중예술인 박보결’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끊임없이 부조리한 편견과 편견의 견고한 유리벽을 향해 모난 돌을 던지고 그것을 깨트림으로써 공연계에 커다란 울림과 파장을 전한다. 나이 들어가는 게 두렵지 않은 중년의 여배우에겐 아직도 해보고 싶은 역할이 아주 많이 남아 있다.

그가 이번에는 싱글앨범 '보고싶다'의 타이틀곡 ‘바람소리에’ 음원을 발표하고 가수로 대중음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튜브는 물론 음원사이트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바람소리에’는 그가 작사까지 맡은 발라드곡인데 세미클래식에 가깝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징검다리, 요즘 계절에 잘 어울리는 노래다.

앨범 홍보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주말 서울에 온 그는 대학로 한 카페의 창밖을 향해 “이제 저 많은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지?”하고 혼잣말을 늘어놓았다. 그에게 있어 연극 활동은 공적이며 일상이지만 가수 활동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영역이다. 대중에게 인정받아야 하는 만큼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두렵지만 피할 수 없다는 마음이다.

시립극단의 선배로서의 역할은 여전하고, 연말에 이어지는 크고 작은 연극 공연 준비 등 바빠진 일상 속에서 가수로서 약속된 스케줄을 소화 중이었다. 그의 가수 데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여러 무대를 통해 인정받은 가창력의 소유자이다.

대구과학대 방송연예학과 재학 시절에는 자작곡으로 강변가요제에 참가, 그때부터 서울의 연예기획사로부터 전속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준비된 대중예술인’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배움’을 그의 세월에 실었다. 불혹의 나이가 지나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문화예술경영)을 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배움은 끝을 모른다. 학문은 물론이며 예인으로서의 재능 쌓기에도 열심이다. “예능인은 언제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며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노래(창, 성악, 대중음악), 악기(피아노, 기타, 드럼, 대금), 춤(재즈댄스, 한국무용, 스포츠댄스)을 비롯해 스포츠(승마, 수영, 골프, 탁구)까지 늘 배우고 도전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배움을 바탕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지금까지의 출연작만 100여편. ‘불 좀 꺼주세요’ ‘우리 읍내’ 등 연극, ‘미실랑과 사다함’ ‘선덕여왕과 지귀의 사랑’등 음악극, ‘무녀도동리’ ‘처용’ ‘넌센스’ 등 뮤지컬, ‘마술피리’ 등 오페라, ‘흥보전’ ‘방자전’ 등 마당놀이 등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의 내공을 발휘했다.

이 출연 작품들을 통해 상도 많이 받았다. 한국예총 경주예술상, 경북연극제 우수연기상, 제20회 전국연극제에서는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경주시립극단 감사패, 경주시 문화예술인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배우로서, 공연예술가로서 누릴만한 호사는 남부럽지 않게 누린 셈이다.

20살 대학 때부터 연극을 시작, 1997년 경주시립극단에 입단해 다음해 상임단원이 되고 오랜 시간 단무장 생활도 거쳤다. 그리고 데뷔 30년이 되는 올해 본격 가수로 발을 내딛는 박보결이다. 그는 자신의 시(작사)로 “사람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남기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첫 노래 ‘바람소리에’처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사람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신곡 ‘바람처럼’의 쇼케이스가 열린 서울 강남의 작은 공연장. 가요 관계자와 선배 가수 몇몇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에서도 그는 참석자 모두로부터 ‘엄지 척’을 받았다. 이 무대에서 그는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한참동안 중앙 무대에서 소외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시기였는데, 나태해지거나 쳐져있지 말고 힘내라는 의미로 제게 과분한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젊은 나이부터 연기 활동을 해온 중견 배우에게도 대중 앞에서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닐 터.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는 얼굴로 1박2일의 짧은 서울 일정을 끝내고 고향 경주로 향하는 박보결. 그에게서 대중에게 늘 밝고 기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대중예술인으로서의 욕심과 매 순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직업인으로서의 책임감이 겹쳐졌다.

그의 가수 데뷔 앨범 ‘보고 싶다’의 신곡 '바람소리에'를 다시 듣는다. 그리고 그 노랫말을 음미하며, 또 다른 시인의 “음악이란 / 뭐 / 인간의 영혼이 내는 바람소리 아닌가 / 자취를 남기지 않고 / 바람에서 바람으로 돌아가는 거”를 생각한다. 박보결의 ‘보고 싶다’가 전하는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

윤상길 컬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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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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