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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싫어한 지도자] 골프를 모른 영국 유학파 윤보선 ‘골프는 시기상조’

당시 시대상 골프는 눈에 가시, “골프장은 무슨 돈이 있습니까?” 안문석 작가l승인2016.06.07l수정2016.06.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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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드 경제조정관(오른쪽)과 골프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는 이순용 씨(왼쪽), 이순용 씨는 당시 외자청장을 맡고 있으면서 서울CC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대통령배 아마골프선수권대회’ 개최 논의 차 청와대 방문 결국 대통령배 빼고 ‘한국아마골프선수권대회’ 타이틀로 대회 치러

[골프타임즈=안문석 작가] 윤보선은 영국 유학생이었다. 에든버러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중심 도시, 골프의 본고장이다. 하지만 윤보선은 골프를 하지는 않았다. 대신 주말이면 테니스를 했다. 유명한 테니스대회 윔블던이 열리면 직접 가서 보기도 했다고 한다. 대회 입장권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도 일찌감치 영국과 일본을 통해 골프가 도입되어 해방 직후에도 골프를 하는 사람이 있었고, 1958년에는 한국오픈대회도 생겼다. 아마추어 부문에서 우승한 사람에게는 이승만이 매년 경무대로 불러 시상을 했다. 1960년에는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다. 대통령은 윤보선이었다. 그는 골프를 몰랐고 한국아마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 대통령이 시상하던 전통도 깼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자 골프협회 구실을 하던 서울CC 이사회가 1960년 9월 회의에서 그동안 열리던 대통령배 아마골프선수권대회 개최를 놓고 논의했다. 혁명의 분위기에 맞춰 폐지하자는 쪽도 있었고, 계속 존속시키자는 쪽도 있었다. 그래서 ‘대통령배’인 만큼 청와대의 의사를 물어보기로 했다. 청와대는 골프대회에 대통령배를 붙이는 것을 꺼렸다. 결국 대통령배를 빼고 ‘한국아마골프선수권대회’라는 타이틀로 대회를 치렀다.

대통령배가 빠져 대통령이 시상을 하는 절차도 없어졌다. 경제도, 민주주의도 안 되어 있는 나라에서 골프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윤보선의 생각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민주당 정부는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학생들의 희생 위에 형성된 정부였고, 그런 만큼 민주 세력의 뜻을 받들어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서 조속한 개혁을 추진해야 할 입장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골프선수권대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 전통이 다시 살아난 것은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 정권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1965년이다. 박정희가 제12회 한국오픈 아마추어 부문 우승자 신용남을 비롯해 5등까지 5명을 청와대로 초대해 시상식을 했다. 그 자리에는 공화당 당의장에서 잠시 물러나 있던 김종필, 비서실장 이후락 등이 함께 있었다.

장면도 미국 생활을 오래 했지만 골프를 알지 못했다. 장면은 이승만 정권에서 초대 주미대사와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이승만과 갈라서고 야당 지도자가 되었다. 1956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신익희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사망하는 바람에 대통령은 자유당의 이승만이었지만 부통령은 민주당의 장면이었다. 장면이 부통령으로 있을 때 서울CC의 초대 이사장 이순용이 외자청장이었다. 골프를 좋아한 이순용은 서울CC 하나로는 부족하다며 외교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 골프장을 더 짓는 안을 작성해 부통령에게 올렸다.

“골프장은 무슨 골프장입니까? 돈이 있습니까?”

장면은 면박을 주었다. 미국에서 들어오는 외자를 관리하던 이순용이 “돈은 걱정 마시고 결재만 해주십시오”라고 했지만 거절했다. 장면은 부통령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야당이었다. 이승만 정부의 독재뿐만 아니라 경제 운영, 산업 정책 등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개인적인 성품으로도 장면은 교육자나 사제 스타일이었다. 먹고 마시고 놀고, 그 속에서 주고받고 거래하는 것을 싫어했다. 장면의 눈에는 골프도 그런 것 중 하나로 보였을 것이다.

안문석 작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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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통령과 골프에서 발췌, 저자 안문석 / 도서출판 인물과사상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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