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위와 클린턴 자선행사(유튜브 동영상 캡처)

다른 골프광 대통령들처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비 오면 비 맞으며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골프를 즐겼다

[골프타임즈=안문석 작가] 클린턴은 대통령 재임 8년 동안 모두 400번 골프를 쳤다. 일주일에 한 번은 골프를 한 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함께 골프를 하고 싶어 하는 대통령이기도 하다. 2005년에 『골프다이제스트』가 설문 조사를 했는데, 골프를 함께 하고 싶은 대통령 1위(30퍼센트)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케네디(24퍼센트), 아들 부시(14퍼센트), 레이건(11퍼센트), 아이젠하워(9퍼센트), 아버지 부시(5퍼센트), 프랭클린 루스벨트(5퍼센트), 포드(2퍼센트) 등으로 나타났다. 같이 골프를 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 같은 모양이다.

한창때 그는 핸디캡 13 정도였다. 비거리도 많이 나갔다. 드라이버샷은 275야드에 달했다. 시가에 불을 안 붙이고 물고 다니면서 골프하는 것을 즐긴다. 케네디도 그랬는데, 클린턴이 이를 따라서 했다. 그는 겉보기와는 달리 퍼터 하나를 35년 동안 쓰는 면도 갖고 있다. 초록색 손잡이가 달린 타이틀리스트 불스아이(Bull’s Eye) 퍼터를 35년 동안 썼는데, 1995년 초 어느 날 잃어버렸다. 클린턴은 이 구식 퍼터를 찾기 위해 집 구석구석을 2시간 동안 미친 듯이 뒤졌지만 허사였다.

클린턴은 12세 때부터 가끔씩 캐디로 일하면서 골프채를 잡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공을 치기 시작한 것은 예일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고향 아칸소에 정착했을 때다. 29세였다. 초기엔 골프장에서 골프 이야기만 하고 싶어 했다. 32세에 아칸소주지사가 되면서 유력 인사들과의 골프를 즐겼다. 대선에 출마할지, 선거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등을 골프를 하면서 의논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아이젠하워처럼 백악관 잔디밭에 퍼팅 그린을 만들어놓고 연습을 했다.

다른 골프광 대통령들처럼 그도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골프를 했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 골프를 했다. 때와 장소를 안 가린 것이다. 섭씨 38도의 무더위 속에서 골프를 한 적도 있다. 그 더위 속에 골프를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동반자를 못 찾자 그날은 혼자서 라운딩을 했다. 한번 시작하면 웬만한 일 가지고 중간에 그만두는 법이 없었다. 케네디처럼 중간에 몇 개 홀을 도는 법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18홀을 다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고도 모자라면 9홀을 더 하기도 했다.

많은 미국 사람들이 클린턴 하면 멀리건과 르윈스키가 떠오를 만큼 멀리건을 좋아했다. 멀리건은 샷을 잘못했는데, 벌타 없이 다시 치는 것이다. 친한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나 주고받는 것이다. 그것도 최소한으로. 하지만 클린턴은 시도 때도 없이 멀리건을 썼다. 동반자의 의사도 묻지 않고 그냥 자기가 자기한테 줬다. 그래서 빌 클린턴의 ‘빌’과 멀리건을 합쳐 ‘빌리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안문석 작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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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통령과 골프에서 발췌, 저자 안문석 / 도서출판 인물과사상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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