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네디는 프로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갖고 있었지만 젊고 일에 전념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위해 골프 치는 모습을 대중에 공개하길 꺼렸다. 아이젠하워와 대통령에 당선된 케네디가 만나는 악수하고 있다.

아이젠하워와 비교 싫어 골프를 멀리했지만 골프는 중독성...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아이언을 휘두르는 골프광, 하버드대학 시절 골프팀 활약

[골프타임즈=안문석 작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의 골퍼는 케네디였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골프 행태에 대한 책 『백악관에서 그린까지First Off the Tee』의 저자 돈 반 나타(Don Van Natta)는 케네디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골프 실력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한다. 그다음은 아이젠하워, 3위는 포드, 4위는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소아마비 발병 전), 5위 아버지 부시, 6위는 아들 부시, 7위는 클린턴, 8위가 오바마다. 골프를 친 대통령 중에는 쿨리지가 실력이 가장 형편없었다.

케네디는 프로 못지않은 제대로 된 스윙을 했다. 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 골프팀에서 활약했다. 드라이버샷이 평균적으로 275야드(251미터)나 나갔다. 300야드(274미터)를 날린 적도 있다. 80타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케네디는 애디슨병(콩팥 위쪽의 부신에 문제가 생겨 쉽게 피로해지는 병)과 만성소화불량, 만성요통 등 병이 많았다. 이른 나이부터 병치레가 많아 조기에 와병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빨리 성장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29세에 하원의원에 출마하고, 35세에는 상원의원, 43세에는 대통령에 출마했다. 정치 활동을 왕성하게 하면서 많은 여성과 접촉한 것도 조기 와병이나 사망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어쨌든 골프를 좋아한 케네디에게 최대의 적은 요통이었다. 수시로 치료를 받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스윙하는 법도 스스로 익혔다. 그래도 요통을 치료하지 못해 생각만큼 자주 라운딩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이젠하워와는 달리 케네디는 골프를 몰래 했다. 동반자 한두 명, 최소한의 경호원을 데리고 골프장을 출입했다.

클럽을 들고 있는 자신을 사진기자들이 찍지 못하도록 했다. 골프광 아이젠하워를 미국인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케네디는 알고 있었다. 상원의원을 하면서 골프에 빠진 아이젠하워에 대한 수많은 조롱을 들었다. 그는 골프에 홀린 늙은 대통령과 대조되는 젊고 활기찬, 국정에 올인하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아이젠하워가 만들어놓은 백악관 뜰의 퍼팅 그린도 없앴다.

골프 치는 모습이 노출되는 것도 그래서 싫어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18홀 전체를 도는 일은 많지 않았다. 첫 홀과 마지막 홀은 사람들 눈에 띄기가 쉬워 피하고 중간의 5~11개 홀을 도는 때가 많았다. 그렇게 90분에서 2시간 정도 치는 게 케네디 스타일의 골프였다.

골프에 대한 열정은 어쩔 수 없어서 백악관의 로즈가든(Rose Garden)에 나와 아이언을 휘두르기도 했다. 아이젠하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지만 골프를 좋아하는 정도는 아이젠하워와 별 차이 없었던 것이다. 업무시간에는 골프를 하지 않겠다는 취임 전 약속과는 달리 평일 오후에도 골프를 했다. 골프는 중독성이 있다고 하는데, 아아젠하워나 케네디를 보면 실제로 그런 것 같다.

안문석 작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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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통령과 골프에서 발췌, 저자 안문석 / 도서출판 인물과사상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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