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PGA 투어 제29회 신한동해오픈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동환.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이동환(26·CJ오쇼핑)에게 2013년은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 특별한 한 해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동환은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Q(퀄리파잉) 스쿨을 단독 1위로 통과하며 2013 시즌 출전권을 획득, 올 시즌 데뷔했다.

4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톱10(8위)에 진입하며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6월에 진행된 AT&T 내셔널 3라운드 12번홀에서 경기 도중 샷을 하고 난 뒤 손가락을 들어 올린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손가락 욕설’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갤러리의 방해 때문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오는가 하면, PGA 투어 선수인 제이슨 더프너(36·미국)는 트위터에 “이동환…노, 노, 노…오늘 그러면 안 되지”라며 안타까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이동환이 결과가 실망스러워 화를 푼다는 것이 오해를 일으켰다는 해명을 내놓으며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타국에서 호되게 신고식을 치른 셈이었다.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투어 제29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우승 상금 2억원)을 앞두고 지난 24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동환은 당시 상황에 대해 심경을 고백했다.

이동환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도 울고 싶다”며 “헤프닝으로 끝난 것 자체가 다행으로 생각한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컸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해 큰 무대에서 뛰면서 그런 실수를 한 것 자체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컸다. 앞으로는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제 행동에 대해 많이 꾸짖어 주셨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그때의 실수에 대해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손가락 욕설’ 사건으로 마음고생을 한 이동환은 AT&T 내셔널 대회에서 PGA 투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를 기록했고 다음 대회인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도 공동 9위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3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린 이동환은 상금 랭킹 95위로 올 시즌을 마쳐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동환은 “큰 사고를 쳤기 때문에 이제는 화가 나는 상황이 되면 속으로 많이 참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자중하는 마음으로 참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미국에서 시즌을 잘 치르고 내년 PGA 투어 출전권을 갖고 오게 돼 기쁘다”며 “한국 팬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