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벼르던 소마 미술관을 다녀왔다.

한국의 근 현대 미술작품들이 반가이 맞아준다. 전쟁과 폐허 위에 예술은 살아 숨쉬었다. 식민지 해방과 동족간의 전쟁 속에 애틋한 사연들을 담고 어려움을 이겨낸 그 시대가 그림 속에 가득 찼다.

익히 익숙한 그림도 있고 자주 접했던 화가들을 만나며 편안해졌다. 그 중에 유독 눈길을 머문 것이 자화상이다. 화가 자신의 모습이 화폭에 담겨있다.

그저 아이의 쓱쓱 그려놓은 만화 솜씨마냥 약간 비스듬한 모습의 선 안에 눈 코 입을 찍어 넣은 김종영 조각가의 자화상. 석고로 빚어 조각상으로 만든 자소상. 단색에 배경이 아닌 주변이야기까지 담은 모자 쓴 자화상.

화가마다 특색 있게 그려진 자화상을 보며 유명한 고흐의 잘린 귀를 붕대로 감고 있는 고뇌의 자화상이 떠올랐다. 얼굴 가득 고통을 이고 예술혼으로 풀어 낸 화폭을 보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이 잘 전달된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소설 속에 큰 바위 얼굴 전설이 있다. 자연적인 거대한 사람 얼굴 모양의 바위산이 있었다. 이 마을에 사는 어니스트는 그 바위 얼굴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네 명의 사람을 만나본다. 돈 많은 상인. 장군 정치인 시인을 만났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어느 날 마을에서 어니스트가 설교를 하는데 듣고 있던 시인이 외쳤다. 바로 큰 바위 얼굴이라고.

평생 큰 바위 얼굴과 같은 훌륭한 인물을 동경하며 성실히 살아온 어니스트가 바로 전설 속의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면서 교훈적인 소설이기도 했다.

큰 바위 얼굴이나 고흐의 귀 잘린 자화상이나 일러스트의 초상화, 사진으로 찍은 영정사진. 그 안에 모습들은 그 사람을 말해주고 알게 해주며 또한 생소하기도 하다.

불혹의 나이엔 자신의 얼굴에 책임지라 하였는데 어떤 모습일까? 모두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은 어떨까? 보이는 내 모습과 보이지 않는 모습들을 알아볼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형성된 얼굴과 행동이 내 품위과 인격을 얼만큼 나타내는지 나는 모른다. 그저 생각과 말과 행동을 올바르게 참신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사노라면 스펀지처럼 스며들어 보이겠거니 생각한다.

어린아이처럼 천진하며 맑고 깨끗하게 때묻지 않은 모습을 그리며, 많이 웃고 미소지을일이다. 경직된 얼굴이 아니라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보기에도 좋고 사랑스럽다.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