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그 곳에 가면 사랑이 이루어질까 하는 무수히 많은 설화를 만든 연인산의 아홉 마지기 유래로 흥미롭게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경기도 가평군 한가운데 자리를 잡은 산이 하나있는데 이 산을 올라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만큼 나에게도 산은 깊은 인연이 있다.

나에게 ''이들의 사랑처럼 사랑할 수 있느냐'' 라고 물으면 감히 말을 하지 못하겠지만 세상 모든 눈과 비 바람을 맞으며 버티고 있는 산은 존경의 대상이며 마음의 벗이기도 하다.

잠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길수라는 청년과 김찬판댁 종으로 있는 소정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봐야겠다.

길수라는 청년은 연인산 속에서 화전을 일구고 겨울에는 숯을 구워 팔며, 김찬판댁으로 숯을 가져다주면서 소정을 알게 되었고 조금씩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운 사람아''
''그리운 사람아''

어떻게 하면 김찬판댁 소정과 혼인할 수가 있을까, 고민하던 길수는  어느날 김찬판에게 소정과 혼인하고 싶다고 말을한다. 그 때 김찬판이 길수에게 던진 한마디는 ''조 백 가마를 내놓던가'' ''숯가마 터를 내어주면 허락한다'' 하니 산 너머 산이었다.

그 산에 오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걸 아는 길수 또한 연인산 꼭대기 바로 아래에 조를 심을 수 있는 커다란 땅이 있음을 알고,  밤을 낮 삼아 밭을 일구어 조를 심을 아홉 마지기 땅을 만든다.

아홉 마지기는 사랑을 이루어 함께 살 수 있는 희망이었고 길수가 심은 조는 무럭무럭 자라 둘은 부푼 꿈으로 가득하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소정을 줄 마음이 없던 김참판은 길수를 역적의 자식이라고 모함하여 갑자기 들이닥친 포졸들을 피해 도망친다. 길수는 다시 소정을 찾아가지만 소정은 길수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잡혀갔다는 소문에 그만 남은 생을 포기한 뒤였다.

소정의 시신을 안고 아홉 마지기 땅으로 돌아간 길수는 자신의 희망이었던 조를 불태우며 불길로 뛰어들었다. 이 때 죽었다던 소정이 아홉마지기를 향해갔는데 두 사람은 간곳없고, 신발 두 켤레만 놓여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신발이 놓여있던 자리 주위에 철쭉나무와 얼레지가 불에 타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고 한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으로 아름답고 하얀 겨울도 추운 꽃을 피워주니 감사할 일이다.
얼레지꽃과 철쭉꽃을 보며 나도 꽃처럼 살고 싶다.
5월의 연인산은  등줄기 뒤로 가슴을 저며 오는 그리움 같다. 내 생각 속에  아쉬움이란 세월의 공간을 침묵속에 묻어두었다.

낭만적인 이름 덕에 인기가 높은 연인산은 이름 없는 무명산이었으나 가평군에서 공모해 개명한 산으로 일출과 그에 걸맞는 낭만을 즐기기에 훌륭한 산이다

"천상에서 다시 만나면 남편을 사랑할 수 있을지'' 나에게 물으며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겠다.
그리움이 된 여인산은 마음의 벗이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