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주작산은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하다 하여 주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긴 바위능선이 많고 바위 날이 마치 칼날을 세운 듯 날카롭기까지 하여 멀리 다도해를 넋 놓고 바라보다간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그래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정상에 오르면 지나온 암릉길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억새능선은 힘든 산행의 맛을 느낄수 있어 좋다고 한다..

날카롭고 웅장한 암봉은 말 잔등처럼 매끈한데 초원 능선에서 약 10Km의 능선에 걸쳐서 산이 표출할 수 있는 멋진 풍경들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찔한 구간이 많으니 매사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힘든 코스를 마치고 정상에 오르면 아스라이 펼쳐지는 남해의 수평선이 정상을 오르기 위해 힘들었던 심신을 시원스레 반겨주니 이런 기분이 바로 산이 주는 최고의 보상이 아닐까.

봄이 되면 진달래가 눈부시도록 붉은 세상으로 변하는 곳. 여기저기 훑어진 진달래꽃 군락이 자기를 먼저 봐달라고 기다리니  험한 산이지만 새삼 부드러움도 느낄 수 있었다.

경남의 명산 두륜산에서 북동쪽 강진 주작산 방면으로 길쭉하게 뻗은 산릉은 수많은 암괴로 연이어진다.
주작산은 붉은 봉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오늘은 때를 잘못 맞춘 건지 계절의 변화인지 예전처럼 환상적인 진달래를 보기는 쉽지 않았다.
곳곳에 리본이 여러개 매달린 등산로 입구가 눈에 보이고 안내자인 듯 리본이 이끄는 대로 산길로 들어섰다.

얼마지나지  않아 눈부신 꽃의 모습보다 덕룡산 8개의 암봉중 5봉인 동봉과 6봉인 서봉이 장쾌한 느낌으로 맞이해 준다. 오랜 세월 속에 풍우와 햇살로 탈색되어 이제는 뼛조각처럼 희어진 진기한 암봉. 그 사이로 그나마 위로라도 하듯 진달래의 연분홍빛이 그림을 그려놓은 듯 채색되어 있다.

기나긴 바위능선을 형성하고 있는 날카로운 바위와 멋진 정취를 감상하다가 보니, 산행 속도는 느려졌다 빨라졌다를 반복한다. 유격훈련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능선이 급격하게 깎아지른 급경사였다면 내려오는 하산길은 그리 심한 급경사는 아니기에 다행이었다.
긴 암봉을 넘어 로프를 잡고 내려오던 나무  계단들이 모두 호치키스 계단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호치키스 계단을 밟으며 진달래 능선과 이별을 하자니 많이 아쉬웠다.

기나긴 바위능선과 이별하고 주작산 수양 관광농원 쪽으로 하산하였다. 1km에 1시간씩 계산해 보니 대략 6시간 30분이 걸린 것 같다. 하지만 산이 주는 즐거움에 지루하지 않고 딱 알맞은 산행이었기에 즐겁고 뿌듯했다.

4월의 봄 햇살과 진달래 능선,  그리고 기암괴석들과 진달래의 미소를  머릿속에 담으며 멋진 산행에 함께 해 준 선두 회원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다음 산행을 기약해 본다.

산행코스 소석문-덕룡산(동봉)-서봉-첨봉-작천소령-남주작산-수양관광농원(약 12.3km, 6시간 30분)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