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영희 시인] 가래바람꽃, 국화바람꽃, 꿩의바람꽃, 남바람꽃,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들바람꽃, 만주바람꽃, 매화바람꽃, 바이칼바람꽃,

세바람꽃, 숲바람꽃, 쌍동바람꽃, 외대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변산바람꽃, 풍도바람꽃, 태백바람꽃 그리고 바람꽃 또... 바람꽃, 바람꽃

이름만 나열했을 뿐인데 잘 쓴 시 한 편이 됩니다. 우리나라 산야에 피는 야생 꽃 이름들만 모으고 부르면 입에서 향기가 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는데 어느 이의 손길이 이렇게 보배로운지 위대하기 그지없네요.

부러워 닮고 싶어지는데 샘이 먼저 그득그득 차올라 저만치로 뒷걸음질 중입니다.

너도바람꽃

그리워 그리워 깨깨 마르다
차마 그립다 말 못 하고
그림을 그렸어요

달빛을 삼킨 그대를
품다가 품다가 바람이 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지요

별을 지우는 빛이 들어
해그림자를 잃은 채
배돌다 배돌다
무지른 이름일지라도

* 배돌다 : 가까이하지 않고 피하여 좀 떨어져 돌다
* 무지르다 : 한 부분을 자르다

시인 박영희는
한국문인협회 회원, 디지털 삽화가, 칼라맨, 캘리그라퍼. 출판편집 디자인 팀 ‘지소사’의 팀장, 시와수상문학 운영위원장으로 문학사랑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박영희 시인은 필명 ‘지소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우연처럼 뜬금없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