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오늘도 실패다.

앞자리 숫자를 바꾸고 싶건만 그건 그야말로 희망사항이고 뒷자리라도 5를 넘지 말기를 애절하게 바라보는 체중계눈금. 야속하기만 하다. 열흘을 운동하며 잘 버티었건만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초복 중복에 삼계탕 챙겨먹고, 여름휴가 길에 뷔페 두 번 즐긴 것뿐인데 푹푹 쪘다. 물놀이하느라 힘드니 먹어야겠고 더위를 이기자니 또 보양식 먹은 건데. 먹는 게 남는 거라고 다 챙겨먹다 보니 살은 디룩디룩. 이제 움직이기조차 싫어진다.

친구 만나 외식하고, 외출하고 돌아오니 피곤하다고 운동 쉬고, 간헐적 단식한다 해놓고는 필요에 따라 쉬고, 남은 찬반 아깝다고 다 챙겨먹고, 체중계 올라서니 그나마 정해 놓은 숫자보다 한참 플러스 되니 미칠 노릇이다.

오늘은 내 기필코 5아래로 내려간다 하고 좀 더 강도 높게 운동하다 보면 후유증이 따른다. 다음날 일어나지 못해 병원을 찾으니 인대가 나가고 근육이 뭉쳐서 통증이 따른 거란다. 다시 치료 차 병원을 다니며 살살 달래다 보면 다시 체중은 상승세. 좌절에 빠진다.

얼마나 살겠다고 이러는가 싶다가도 늘어 난 체중에 의욕이 상실되고 자존감 떨어지니 정신 바짝 차려야지 하며 채찍질한다. 그나마 의식이 살아 있을 때 다독이고 움직여야 얻어지는 것.

생각을 바꾸어 본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지론을 앞세우고 천천히 체계적으로 절제하자고 또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간단하다. 절제와 인내. 나와의 싸움에서 진 것이다. 야식을 끊고 꾸준히 몸을 괴롭히는 일. 나온 정답을 지키지 못 하는 건 나의 의지박약.

정말 다이어트를 위해선 친구도 당분간 보지말자고, 외식도 말고 배달음식도 사절하자. 외출하지 말고 계획한대로 100일만 버텨보자. 충분한 수면과 땀 흘리며 운동하고 식단조절도 함께 병행한다. 오늘은 망쳤어도 오늘 저녁부터 간헐적 16시간 단식도 하자.

나이 들어 살도 더디 빠진다 하니 천천히 가는 거다. 욕심내지 말고 열흘에 0.5kg씩만 빼면 최고고 그 이하라도 효과는 있을 터이니 꾸준히 하자. 못난이처럼 중도하차 말고 쉼 없이 하다 보면 습관이 될 터이고 습관이 나를 바꿔줄 터이다.

오늘도 다짐한다. 아니 당장 시작이다. 가벼우며 생기 있는 삶을 위하여 아자아자!!!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